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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지금.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새벽. 더보기
너는 내 얘길 듣고 있니? 눈을 보고 싶다. 펑펑 내리는 눈을. 그러다 그 속으로 들어가보고도 싶다. 가만히 당신 옆에 눕듯이 그렇게 누워보고도 싶다. 어제 자정쯤 잠이 깼다. 배는 고픈데 먹을 게 없어서 찾다가 생라면을 오도독 오도독 씹어 먹었다. 어둔 집 안에서 불도 안켜고 오도독 오도독. 그러다가 생각이 났다. 내가 버리듯 떠나온 집 생각이. 그때 잠이 깬 건 라면 냄새 때문이었다. 마루에 나와 시계를 보니 새벽 1시였나, 2시였나, 주방에 불이 켜져있어서 가보니 아빠가 라면을 끓이며 식탁에 앉아있었다. 잠결이었는데도, 눈을 비비면서 아빠 옆에 앉아서 라면을 후루룩 후루룩 먹었다. 그 때 라면 참 맛이었는데. 오도독 오도독 씹던 라면을 두고 몇발짝만 가면 왠지 불을 켜고 라면을 끓이는 아빠가 앉아 있을 것 같았다. 빨리 잊고.. 더보기
단지, 끝으로, 더 걸을 수 없는 곳으로, 결국, 돌아서게 되는 곳으로, 걸어들어가고 싶을 뿐. 언제부터였는지, 그래, 누군가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던 어느 날, 세시간은 족히 걸리는 길을 걸어 들어오면서부터 이게 내가 어떤 마디를 지나는 방법이라고, 집 현관에 기대어 생각했었다. 그래, 그 날부터였구나. 그래서, 이제 조금씩 걸어보려고. 걷다가 마음이 되었다고. 이쯤이면 됐다고 하는 그 순간을 맞아보려고. 조금씩 준비하고 있다. 더보기
혼란 내 그리움에 끝이 형태가 있는 것. 사람이라면 이렇지 않을 거란 생각. 막연한 것들. 잡을 수 없고 쓰다듬을 수없는 것들이라는 생각. 끝없이 기다리는 것이 사람이 아니라 어떤 감정이라는 것. 오늘에서야 혼란스럽다. 어제는 갑자기 누구에게든 말을 해야한다고 전화기를 붙잡고 안절부절했다. 새벽에. 그래 그 문장. 말해질 수 없는 것들. 결국엔 말해질 수 없다고 닫아두는 것들. 나를 찾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나를 꺼내줄 것이 너라는 착각. 결국엔 모두 깨어질거라고. 쓰면 정리 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다. 너는 찾으면 찾아질 사람이냐고. 더보기
지난 일이지만. 생각이 났다. 방금. 친구가 물었다. 그러니까. 이제 좀 괜찮아진거야? 하고 앞에 놓인 샐러드 접시에 포크를 가져가며 말했다. 아니. 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응. 이라고 말했다. 우걱우걱 샐러드를 씹으며 다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웃고 떠들고 하는데. 뺨이라도 세게 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나온 분노였는지. 아니. 하나도 괜찮지가 않아. 뭐가 괜찮겠어. 그게 괜찮아질 문제야? 하고 모든 걸 쓸어버리고 싶었던것 같다. 아닌가. 요즘 가끔 찾아오는 불 같은 마음.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을 안고 산다. 어디서 시작되어서 어디로 가야하는지 모르는 이 마음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