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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추억은 추억은 늘 이렇듯 부끄러운 것일까. 메일 정리를 하다가 오래 전 벌써 10년이나 된 편지를 읽었다. 손발이 오글오글. 부끄럽고 낯뜨거워 금방 창을 닫고 말았지만. 그래도. 10년이나 되도록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는 걸 보니 열 여섯의 나와 스무살의 나와. 지금이 내가 서로 속닥속닥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서툴렀던 사랑은 어디만큼 왔는지, 이젠 얼굴도 가물가물한 너는 어디에 있는지, 그 어렵고 힘들었던 시간은 어디로 갔는지, 그럼 지금 이 모든 선택도, 나중에는 모두 추억이 될 수 있을지. 더보기
이 마음. 이 마음. 이 불같은 마음. 더보기
그렇지 않을까. 네가 지금 거기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그곳으로 갈 수 있을텐데. 어딘가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면 떠나는 것이 이렇게 두렵지는 않을텐데. 더보기
꿀꺽 나는 뭘 참고 있는 걸까. 화를 삼키는 일이 많아졌다. 침을 삼키듯이, 꿀꺽. 더보기
근황 이 도시의 가장 긴 버스 노선을 타고 어디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일, 그것이 요즘 내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나 혼자만의 시간. 그 혼자만의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름의 생각과 시간을 정리하는 일. 당신을 생각하는 일. 빈자리, 마음 가득, 머리 속 가득 느끼고 있다.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 앞에 놓여질 때면 당신을 생각한다. 이것이 한 사람의 자리구나. 정리 되지 않는 것들 속에서 요즘 나는 곧 잘 참아내고 있다. 다만 불쑥 불쑥 찾아드는 것들. 아카시아 향 끝내 매달리는 당신이라던가. 저기 멀리 자전거를 끌고 터벅터벅 걸어오는 사람이라던가. 슬픔 같은 것 말이다. 눈물 같은 것. 허덕인다는 말. 지금 내 모습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무 말없이. 마음 닿는 곳으로 걷고 싶다. 혼자는 외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