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내 흰 바람벽, 썸네일형 리스트형 고양이 같은 밤 모든 게 지나간 밤은 마음에 찬바람이 불어나간 것 같이 서늘하다. 하는 것 없이 앉아 있게 되고, 뭐든 들춰보게 된다. 마음이 찬바람 맞은 두 볼처럼. 그러네. 감기가 왔나보다. 더보기 오랜만의 일기 마음에 들게 홈페이지도 꾸미고 나니 자꾸 들어와 보고 싶어진다. 가벼운 마음으로 쓰는 요즘의 근황 아니면 일기. 실밥을 풀 줄 알았던 날은 두번이나 미뤄져 이번 주 금요일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하고. 그래서 오뚝이처럼 걷는 날은 다시 며칠이 늘어났다. 손에 잡히지는 않지만 끄적이는 것들도 있고. 어디든 가고 싶어 둘러보는 곳도 있다. 때론 생각하다 외로워지기도 하지만 하나도 외롭지 않은 날들을 지내고 있다. 그리운 시간들을 떠올려보기도 하고. 다음 할 일들에 대해서 찬찬히 그려보기도 한다. 또 듬뿍 쌓일 눈을 기다리고 있다. 더보기 눈이 온다는데. 가야하는데. 가지는 못하고 바라만 본다. 눈이 온다는데. 길을 막는다는데. 가고 싶다. 아직 나이가 나이인지라 상처는 쉽게 아물고 있다. 내일이면 실밥도 풀고 6개월간 나를 힘들게 했던 많은 것들은 이제 안녕한다. 올해가 가기 전에. 약을 먹어서인지. 그냥 무기력한 건지. 잠이 또 많아졌다. 그리고 꿈도 많이 꾼다. 꿈을 꾸고 일어나면 아무도 없는 방이 낯설어 얼른 누군가에게 전화를 했다 이내 끊는다. 엄마 등에 내 등을 기대고 좀 오래. 푹 아무런 꿈도 안꾸고 긴 잠을 잤으면 좋겠다. 더보기 눈 내리는 마을 눈. 눈을 생각 했다. 엄마를 기다리는데 속초에서 온 버스 밑에 눈이 녹아 있었다. 겨울이구나. 눈이 내릴 날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언젠가는 속초행 버스에 내가 타고 있겠거니. 또 어디쯤엔 눈에 갇혀 며칠을 그곳에 있을 내 모습도 그려 보았다. 이번에는 눈 속으로 내가 들어갈 수 있을까. 나는 눈이 오길 바라며 일년을 기다렸는데. 아빠는 어떤 것으로 견디고 있을까. 아빠를 견디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했다. 오랜만에 일이다. 한 날 친구에게 너로 인해 내가 기차를 탈 수도 있어. 하고 말했던 밤. 시간이 지나 어디야?라고 물었던 네 물음에. 어디로든 가야 할 것 같아 한참을 망설였다. 여기 바다야. 하고 말해줘야 할 것 같았지만 나는 그냥 집이야 라고 말했다. 말해놓고 보니 누군가 나를 이끌어 어디.. 더보기 집 집이 사라지는 걸 본 적이 있어? 하고 물으려다 말았다. 뜬금없기도 했지만 우리 그럴 만한 사이가 아니니까. 집이 사라졌다. 이층집이었는데. 일층은 차고를 개조해 통유리문이 있는 그런 집. 처음 그 집 통유리문 집은 미용실이었다. 손님보다 마실나온 동네 사람이 더 많았지만 나는 그곳이 좋았다. 그러다 며칠 뒤 미용실은 하루. 일주일. 열흘 문을 열지 않더니 간판이 때지고 빈집이 되었다. 그리고 어느날은 가정집이 되었다가 누군가의 작업실이 되었다가 다시 빈집이 되고. 지금 그 이층집은 흙이 되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무너진 집을 보는데. 내가 살던 집도 아닌데 벌써 괜히 그립기도 하고. 생각이 난다. 그 집의 마지막이 어땠더라. 오늘 아침만해도 말짱했던 집이 허물어진 걸 보며. 왜 이렇게 허탈하기만한지.. 더보기 이전 1 ··· 54 55 56 57 58 59 60 ··· 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