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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아주 낯선 시간들 친구에게서 받아온 애플민트 '봄'이라 불리던 아이 내게 와선 '풋사과' 라 불리었었지. 그 날, 한 없이 가라앉기만 하던 날, 일 끝나고 돌아오던 길에 들린 동네 카페.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았던 그 때. 일하던 카페. The plain 일하는 시간보다 사람 기다리는 시간이 더 많았던 곳. 반지하라 늘 사람들의 바쁜 걸음을 많이 봤던 그 때. 1Q84 저때도 읽고 있었는데, 아직도 다 읽지 못했네. 비오는 날, 창문 보이는 곳으로 누워 애플민트와, 창에 맺히는 비 보기를 좋아했던 그해 여름. 일하던 카페의 앞 골목. 그때 사하던 곳은 공사를 끝내고 술집이 들어서고 불켜진 인테리어 소품샵은 이제 와인을 마실 수 있는 곳이 되었다. 비가 오면 늘 앞에 나와 서성이곤 했었는데. 그 때의 나를 기억하는 사람이 .. 더보기
불 같은 어딘가에 불이 붙어 타오르는 기분. 갑자기 그럴 때면 가슴이 답답해 가슴팍을 툭툭, 하고 치곤한다. 요즘 자주 그런다. 한숨도 많아졌다. 말을 하고 싶어 누군가를 찾다 문 앞에서 주저 앉는 일도 많다. 몇 번의 숨을 몰아 쉬다 아무렇지 않게 누군가에게든 전화를 하고 싶어한다. 그러다 또 갑자기 싸늘하게 식은 아무도 찾지 않은 방처럼 식어버린다. 반복 될수록 나를 이해하는 게 아니라 어색해지고 낯설어진다. 시작이 무엇때문이었더라. 무엇때문이었더라. 그래 이렇게 생각하려해도 무엇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곤 자다가 일어나서도 어두워진 창문에다 대고 한숨을 몰아쉰다. 그걸 누구에게도 이해시킬 수 없기 때문에 난 자주 문 앞에서 주저 앉는지도 모르겠다. 그래, 그래서 누군가를 찾아서도 안된다고 되새김질하는지도... 더보기
상처를 보는 일 또 새벽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생활이 좋기는 하나 나에겐 그게 영 맞지 않는가보다. 좀 전에야 이번 수술이 끝나고 처음으로 발에 생긴 상처를 가만히 보았다. 끝난지 이주쯤 지나니까 상처를 볼 마음이 생기는구나. 그 전까진 그냥 지나치듯 보고 말았는데. 그것도 시간이 필요한가보다. 괜히 서러워지는 마음이 생기는가보다. 아무렇지도 않고 이젠 후련한대. 뭐가 서러운지 마음이 두근댄다. 뭔가 훅 하고 올라올 것 같이. 무슨 일을 저지르고 잠자리에 든 것 같이. 계속 뒤척인다. 아무 것도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고. 돌아 누우며 드는 생각이 없었으면 좋겠다. 또 누구도 그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어 외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다. 좀 쉬었으면 좋겠다. 아무 말도 하지.. 더보기
선명하지 않고 흐린 다시 정해진 것도 없고, 구속된 것도 없는. 뭐든 할 수 있는 상태가 될 때마다 설렘임과 함께 오는 것이 있다면 불안이겠지.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고 있는 상태이니까. 지금은 설렘과 불안의 중간 쯤. 원하면 떠날 수 있고, 또 원하면 계속 여기에 머무를 수도. 돌아가면 나를 기다리는 사람있고, 또 어딘가에서 외로워할 수도 있는 상태에 나는 늘 외롭다. 그럴 때마다 사람을 불러내고, 옆에서 그냥 아무말이든 해도 고개를 끄덕여 줄 사람을 찾게 된다. 그래도 매번 마지막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길에서는 괜히 세번은 더 깊은 숨을 몰아쉬게 된다. 사실 뭐 별것도 아닌 거에 괜히 센치해 진다. 또 겨울이니까. 추운 겨울, 따뜻한 방에서 단단히 껴입고 나가 찬바람을 들이쉴 때. 그때가 참 좋다... 더보기
고양이 같은 밤 모든 게 지나간 밤은 마음에 찬바람이 불어나간 것 같이 서늘하다. 하는 것 없이 앉아 있게 되고, 뭐든 들춰보게 된다. 마음이 찬바람 맞은 두 볼처럼. 그러네. 감기가 왔나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