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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남의 잘못을 보려 힘쓰지 말고 남이 행하고 행하지 않음을 보려하지 말라항상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옳고 그름을 살펴야 한다법구경“우연히 들어가게 된 곳에서 그날 내게 필요한 답을 얻으면 나는 그곳을 사랑하게 되지 여행이 즐겁지 않게 된 건 돌아온 자리는 늘 그대로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즐거웠던 만큼 돌아오면 느끼는 절망감은 컸다 그것 또한 여전하지만 여기 이외의 것을 보고 오는 것 이 작은 집 이 작은 방지금 나와 연결된 것들 말고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고 산은 높아서나는 아주 먼지 같은 것이라는 걸 몸소 느끼고 나면 어제의 일들은 또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발 아래 모든 것이 내 것인 것만 같은구름 속에 갇혀 보이지 않는 저편을 그려 보았지사실은 별것 없단다 문 하나가 있을 뿐이야 더보기
4.30 수첩에 메모하는 일이 줄었다일주일씩 밀어둔 일기를 몰아쓰는 일도 잦다쌓아둔 책과 수첩을 정리하다 오래전 메모를 읽는다‘이번에는 내가 조금 외로운 선택을 하기로 한다’ 수첩 속 빈 공간은 이제 채워지지 않는다오늘의 바람도 스쳐가는 생각도 지나가게 둔다 시간은 흐른다 우리는 모두 같은 곳을 향해 간다 더보기
3.31 꽃이 만개했고 비가 오고 벌써 반쯤 떨어졌다 피어나는 것을 보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은이제 조금 사라졌다.몸과 마음이 어긋나 박자를 맞추지 못하고내가 나를 읽어내지 못할 때마다 몸은 조금씩 무너졌다. 미뤄두었던 청소는 하루 더 미루기로 한다. 버리기로 한 마음도 결국 하루 더 안고 간다. 열어두었던 창을 해가 지고야 닫는다. 어쩐지 익숙한 전과는 다른 이 바람 냄새는 어디서 불어온 거지 그래서 또 나를 어디로 데려갈 거지 더보기
2.28 최선을 다해 친구와 여행했다. 나도 기다린 날이었다. 내가 갔던 곳을 함께 가고 혼자서는 가지 않을 곳도 가고 익숙했던 것들이 낯설어지고 낯선 것이 익숙해지는 경험 계획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지만 그마저도 괜찮았던 차곡차곡 쌓아올리는 시간이 또 하나 늘었다. 더보기
1.31 반추하지 않는다. 지나간 일은 흘려보낸다. 답답한 마음을 찬바람으로 식히던 날 며칠 전 읽은 글귀도 친구의 조언도 ’반추하지 않는다’는 그 말이 오래도록 남았다. 처음 보는 풍경, 처음 만난 사람현실엔 없는 이야기가 가득한 꿈 속에서도 매번 고개를 돌리면 나타나는 그 집에서 나는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아무리 고함을 질러도 소리가 되지 못하는 꿈엔 언제쯤 소리가 날 수 있을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