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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 먼 길을 달려 도착한 곳에나를 기다려준 사람들의 얼굴을 잊지 못한다. 공항에서 텅빈 로비에서 버스 터미널에서 익숙한 그 지하철 역에서 문을 열고 들어간 그 커피점 창가에서 결국 내 곁에 남고 내가 사랑한 사람들은 그 사람들이었다. 아직 도착하지 못해 그려만 보는습기 가득한 해도 뜨지 않은 하지만 벌써 땀이 찐득해진 매캐한 오토바이 매연이 가득한 그 새벽을 달려간다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그곳의 지난 시간을 차례로 지나 무너진 것 위에 솟아나는그곳으로 달려간다 나를 기다릴 그래서 내가 잊지 못하고 사랑하게 될 그곳으로 더보기
6.30 살아있는 것을 쓰다듬고 싶었다작게 오르락 내리락 하는 등에 손을 올리고 숨도 맞춰보며 오래도록 쓰다듬다 보면 잔잔해지겠지 어느 쪽으로든 결이나겠지 더보기
5.31 “남의 잘못을 보려 힘쓰지 말고 남이 행하고 행하지 않음을 보려하지 말라항상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옳고 그름을 살펴야 한다법구경“우연히 들어가게 된 곳에서 그날 내게 필요한 답을 얻으면 나는 그곳을 사랑하게 되지 여행이 즐겁지 않게 된 건 돌아온 자리는 늘 그대로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즐거웠던 만큼 돌아오면 느끼는 절망감은 컸다 그것 또한 여전하지만 여기 이외의 것을 보고 오는 것 이 작은 집 이 작은 방지금 나와 연결된 것들 말고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고 산은 높아서나는 아주 먼지 같은 것이라는 걸 몸소 느끼고 나면 어제의 일들은 또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발 아래 모든 것이 내 것인 것만 같은구름 속에 갇혀 보이지 않는 저편을 그려 보았지사실은 별것 없단다 문 하나가 있을 뿐이야 더보기
4.30 수첩에 메모하는 일이 줄었다일주일씩 밀어둔 일기를 몰아쓰는 일도 잦다쌓아둔 책과 수첩을 정리하다 오래전 메모를 읽는다‘이번에는 내가 조금 외로운 선택을 하기로 한다’ 수첩 속 빈 공간은 이제 채워지지 않는다오늘의 바람도 스쳐가는 생각도 지나가게 둔다 시간은 흐른다 우리는 모두 같은 곳을 향해 간다 더보기
3.31 꽃이 만개했고 비가 오고 벌써 반쯤 떨어졌다 피어나는 것을 보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은이제 조금 사라졌다.몸과 마음이 어긋나 박자를 맞추지 못하고내가 나를 읽어내지 못할 때마다 몸은 조금씩 무너졌다. 미뤄두었던 청소는 하루 더 미루기로 한다. 버리기로 한 마음도 결국 하루 더 안고 간다. 열어두었던 창을 해가 지고야 닫는다. 어쩐지 익숙한 전과는 다른 이 바람 냄새는 어디서 불어온 거지 그래서 또 나를 어디로 데려갈 거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