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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근황 이 도시의 가장 긴 버스 노선을 타고 어디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일, 그것이 요즘 내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나 혼자만의 시간. 그 혼자만의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름의 생각과 시간을 정리하는 일. 당신을 생각하는 일. 빈자리, 마음 가득, 머리 속 가득 느끼고 있다.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 앞에 놓여질 때면 당신을 생각한다. 이것이 한 사람의 자리구나. 정리 되지 않는 것들 속에서 요즘 나는 곧 잘 참아내고 있다. 다만 불쑥 불쑥 찾아드는 것들. 아카시아 향 끝내 매달리는 당신이라던가. 저기 멀리 자전거를 끌고 터벅터벅 걸어오는 사람이라던가. 슬픔 같은 것 말이다. 눈물 같은 것. 허덕인다는 말. 지금 내 모습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무 말없이. 마음 닿는 곳으로 걷고 싶다. 혼자는 외로.. 더보기
이럴 때 이럴 때. 아무 생각 없이 연락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더보기
그러니까. 나는 이래저래. 내가 처한 상황이나. 그 상황에서의 내 주위 사람들을 보며 내가 어떤 사람 인가를 생각한다. 며칠 전 조카의 모습이 낯설었나보다. 무얼 보다가도 다시 길을 걸을 때면 자연스레 내 손을 잡던 아이. 그작은 손을 꼼지락 거리며 내 손을 잡는데. 나는 많은 일과 사람들과 나와 내 상황에 대해서 생각했다. 이 아이가 내 손을 잡을 때까지 우린 얼마나 많은 것들을 거쳐왔는지 앞으로 어떤 것들을 건너 가야하는지. 차라리 나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내게 이런 관계들이 하나도 없었더라면. 견딘다는 말이 옳진 않지만 가끔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나한테는 버겁다. 근데 어느 쪽에도 말 할 수 없다는 것 그게 제일 힘들다. 한번씩 '나도 할만큼 했으니 떠나고 싶다' 라고 말하고 싶다. 더보기
꼬맹이. 나를 고모라고 부르는 꼬맹이가 왔다갔다. 고모 심심해요. 놀아요. 고모 나랑 가위 바위 보 해요. 하는 이쁜 꼬맹이랑 저녁 밥 먹기 전에 산책을 했다. 이건 내가 좋아하는 파예요. 이건 민들레 같아요. 벚꽃이예요. 하던 꼬맹이가 갑자기 고모. 고모는 할아버지 하늘나라 가던 마지막을 기억해요? 하고 물었다. 그러더니 꼬맹이가 이어 말한다. 나는 기억해요. 그때 나는 어땠는지. 이 아이는 왜 그걸 내게 묻는지. 나는 이 별것도 아닌 것에 와르르 무너질 것 같은지. 고모. 우리 달리기 할까요? 하고 달려가는 아이가 고마웠다. 나 아니고 떠난 사람의 아내 말고 한 사람의 마지막을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다니. 그대 행복해하지 않은가. 더보기
그게. 참 어렵네. 이제 무엇이든 하고 싶어지고 있다. 무기력했던 지난 시간은 추운 날씨 때문이었나 싶을 정도로. 해가 따뜻해지고. 찬바람이 아직 불어도 얇은 셔츠를 찾게 되는 날씨가 되니. 마음이든. 머리든. `봄` 같아지고 싶다. 추운 겨울의 허물은 벗어두고. 이번엔 어떤 일을 해볼까. 이것저것 찾다가. 나 아닌 누구도 쉬울 것 같아 찾게 되는 일을 클릭할 때면. 고작 이걸 하려고 그랬나 싶어진다. 어떤 일은 비하하거나. 얕잡아 보는 것은 아니다.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더 잘할 수 있는 것들이 분명 있을 것 같은데. 매번 그게 뭐지 하고 물으면 돌고 돈다. 그게 뭘까. 그걸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러다. 과연 내가 그걸 할 수 있을까. 다시 원점. 그러다 달리는 차창을 보면. 그래. 뭐가 있을 것 같은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