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내 흰 바람벽, 썸네일형 리스트형 2.11 눈이 너무 내려 어디로도 갈 수 없는. 고립된 나를 상상하곤 했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내리는 눈만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곳으로 나를 밀어넣고 싶었었지. 더보기 1.24 이 먼 곳에서 당신을 볼 수 있을거라는 내 생각때문에 좀 웃었다. 하루종일 바다를 바라보았다. 지겹도록. 하지만 지겨워지지는 않는다. 혼자 길목에 앉아 당신이 내 옆에 있어주기를 기도했다. 함께 한다고 생각하니. 하나도 외롭지 않았다. 노래는 좀 슬펐고 날씨는 눈이 부셔 눈물이 날만큼 좋았다. 나의 당신은 나타나지 않았다. 보이지 않아도 가끔 느낄 수 있다. 그것으로 됐다. 돌아가면 심한 몸살을 앓아야겠다. 정신이 쏙 빠지도록. 더보기 1.23 결국 나를 찾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 여태 찾아도 못찾으면 없는 거라던 엄마의 말. 전혀 다른 상황에서 들었거나 했던 말들이 붙을 때가 있다. 더보기 연 초등학교때 거의 매년 겨울 연을 만들었는데 매번 실패하다가 딱 한 번(그러나 몇 번 일 수 있음) 제대로 만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래봐야 문구점에서 파는 가오리연이었지만 그것도 매번 실패하던 때라 이 기억이 또렷한지도 모르겠다. 운동장에서 연을 날리는데 그 날따라 바람이 좀 세서 신기하게 한번에 바람을 타고 연이 하늘로 올라갔다. 당기면 바람을 타고 더더 높이 까지 갔는데 연줄을 당길 때마다 바람이 느껴져서 좋았다. 마치 물 속에서 누군가를 당기는 느낌. 그걸로 설명이 될까. 신이나서 얼레의 연줄을 줄기차게 풀었다. 어느새 연은 까마득하고. 문제는 그 때부터였다. 이게 바람을 타니 나의 힘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아서 이제는 연을 따라 내가 움직이는 꼴이 됐는데. 고작 비닐종이를 내 뜻대로 다루지 못해서 나.. 더보기 ㅡ 오늘은 결국 혼자여서 다행이라는 생각 아주 어둡게 거울을 볼 수 없도록 만든 건 옳은 선택이었다. 어둠 속에서 누구든 나에게 책의 어떤 구절을 읽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생각으로 끝날 수 있던 것고 다행. 아주 쓸데없는 이야기를 와르르 쏟아내고 온 날은 텅텅 비어 무엇이든 닿을 때마다 텅.텅.텅 하고 소리를 낸다. 아주 크고 요란해서 가만히 아무말도 않고 소리도 없이 가만히 있어야 한다. 그래 차라리 어둡고 소리가 없어 다행이다. 이럴 땐 차라리 닫아두어야 한다. 더보기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 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