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내 흰 바람벽, 썸네일형 리스트형 4.11 매해 집을 찾아오던 제비가 있었다. 그 새가 같은 새인지는 모르겠다. 그저 내가 처음 본 제비의 자식의 자식의 자식의 자식쯤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 우리의 봄은 늘 그 제비로부터 시작되었다. 봄이 왔는지. 이걸 봄이라 생각해도 되는지를 가늠할 때마다 처마를 쳐다보았다. 어디선가 째작거리는 제비 소리가 들리면 그래. 봄이구나. 하고 말하던 아빠의 목소리가 들렸다. 매해 같은 자리에 집을 지었고. 떠나고 난 자리를 정리하지 못하고 허물어진 터만 남아있을때는 보수를 하든 허물어트리곤 다시 짓든 늘 그 자리에 제비집이 있었다. 제비가 집을 짓기 시작하면 아빠도 어디서 나무 판 하나를 가지고 와 제비집 밑에 판을 덧대주었다. 늘 집을 짓던 자리 밑은 우리의 신발이 있었고. 제비의 똥이 그대로 퐁당 신발로 떨.. 더보기 4.2 찬란하다는 말. 모두 담을 수 없으면 말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생각. 더보기 3.21 수첩 한면에 무작정 적어둔 편지. 친구랑 이야기를 하다가 수첩을 넘기는데 그게 눈에 들어왔다. 받을 사람은 내 앞에 있는 사람인데. 그 사람을 앞에 두고 그 글을 읽는다. K. 라고 시작하는 글귀는 고맙다고. 나의 마음이 전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전해지지 않았다는 걸. 오늘에야 안다. 종이를 찢어 당장 그에게 주려다 만다. 모든 것에는 시기가 있는 법이지. 이게 지금 전해진들 무슨 소용이냐 싶어 수첩을 닫았다. 수많은 편지를 쓰고. 나는 기억나지 않는 편지도 많지.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지고 키득키득거릴 나의 편지는 지금 당신에게 잘 도착해 어디쯤에서 소근대고 있을지. 봄이면 편지를 쓸거라고. 아주 흐린 잿빛 하늘 아래 피아난 유난히 노랗던 개나리를 보면서. 나도 너에게 그런 개나리.. 더보기 3.12 하루에 한번 그 길을 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때론 혼자. 혹은 함께. 그렇게 그 길이 익숙해지고, 편해지고, 다른 풍경이 들어올 때까지 그 길만 걸었으면 좋겠다고. 눈이 내리고, 다시 꽃이 피고, 또 비가 내리고, 어둠이 내릴 때까지. 아주 오래도록 그 길을 걸었으면 좋겠다고. 걸을 수 있는 한 가장 오래 걷고 싶고, 많이 걷고 싶은 길이 생겼다. 다시 돌아가고 싶은 길 하나가 생겼다. 더보기 3.11 나는 조금 살이 올랐고. 이제 키는 자라지 않아. 아주 아름다운 시간은 오지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지나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초라했어. 이야기는 허무했고. 내 말은 의미가 없었고. 왜 그곳에 내가 있어야하고 왜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를 들어야하는지 나는 알고 있어. 혼자는 두려울테니까. 알고 있었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몇번은 더 한숨을 내 쉴 것을. 또 생각하겠지. 그 말은 하지 말았어야한다고. 후회 뿐이었어. 그럴바엔 사람을 만나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해. 맘껏 웃고 얘기했지만 거기에 진짜 나는 없다는 생각. 그런 생각이 든 후로 사람을 만나지 않았어. 2년동안 또 3년동안 그렇게 숨어버렸지. 궁금해하지 않는 것은 당연했고. 찾는 사람은 없었고. 나는 더 단단하게 숨어버렸지. 하지만 곧 괜찮은.. 더보기 이전 1 ··· 39 40 41 42 43 44 45 ··· 6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