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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하고 싶었던 말, 나는 여기에 있어. 아주 안보이게 숨어 있는 것 같지만, 누군가는 나를 찾아주기를, 누군가는 나를 알아봐주기를 바라면서. 또 아무도 나를 모르기를, 아무도 나를 찾지 않기를 바라면서. 잘, 잘 숨어 있어. 아빠가 너무 보고 싶어질 때마다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다. 소리를 내어 울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말할 수도 없다. 집으로 돌아오는 계단을 밟으며 그래, 그때 울어버리고 말았어야 한다고 아직도 되새김질 하고 있다. 알았지만, 시간이 지나고, 한 달, 두 달, 혹은 한 해, 두 해를 넘길 때마다 이렇게 목까지 올라오는 것을 꾹꾹 참을 줄 알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까지인지는 몰랐다. 가만히 있다가, 아이의 손을 잡고 가는 저기 저 사람을 보아도 그렇다. 교복을 입고 아이의 진로를 이야기하는 가족 앞에서도 그.. 더보기
메모 * 한 사람과의 남은 시간을 알 수 있다면. 지금 어떤 시간을 보내야 후회하지 않을까. 더보기
호우주의보 하루하루가 빠르고 한달, 일년이 빠르다. 보고픔도 빠르고 잊혀짐도 빠르다. 비가 오는 날이면 잠자리를 나오는 일이 배는 힘들다. 깨어 났다 잠들기를 몇번. 문득문득 이어지지 않는 생각들은 틈을 두는 시같다. 비오는 소리를 들으며. 떠나간 사람도 한번 더 생각하고. 자꾸 잊혀지는 지난 일들을 되새긴다. 잊고 있던 말은 없었나. 흘려버린 말은 없었나. 나는 너에게 괜찮은 사람이었나. 더보기
불현듯 불현듯, 이 메시지를 보낸 사람이 당신일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벌써 3년이나 지났는데, 그리고 지금에서야 확신이 들다니. 더보기
- 다 어디로 가버린거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