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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밤. 둘이 모두 행복하고 좋은 결정을 내리는 것이 가장 행복한 방법이겠지만. 짧은 시간 안에 그런 방법을 찾지는 못했다. 이 마음. 이게 뭘까. 텅텅 빈 방에 혼자 앉아 많은 소음 속에 가만히 그렇게 앉아 있다가 왈칵 토해내고 싶은 것이 나인지. 그대인지. 그것도 모르겠다. 열려있어야 하는 여름보다 안으로 웅크리는 겨울이 좋은 건 조금 더 조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적고 싶던 마음은. 이번 선택은 내가 조금 외로운 선택을 한 거라고. 더운 여름 속에서 나는 내 지난 겨울처럼 외로울 거라는 생각이 지나간다. 가만히 나이고 싶다. 온전히 나 하나만 생각하고 싶다. 더운 여름에 한 가운데서. 돌아서고 싶다. 더보기
갑자기 조카가 내 이름을 외운 건 일년 전 봄이었다. 병원에 붙여져 있던 메모를 보더니 고 쪼고만 입으로 이름 한번 웅얼 내 얼굴 한번 이름 한번 웅얼 내 얼굴 한번 앞으로 너에게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 우리를 이해하는데까지. 또 한번은 무엇이 헷갈렸는지 이모! 하고 부른다. 그러더니 아니 고모!하고 부르다이모고모! 고모이모!하고 부른다. 무엇이 어떠냐 싶어 왜왜 자꾸 불러 꼬맹이! 하고 볼을 쓰다듬으니 내 이름을 부르며 달려든다. 갑자기 .. 그 작던 아이가 . 겨우 전화 수화기에 대고 웅얼웅얼 하던 아이가. 곧잘 말하고 장난치고 또박또박 이름을 말하고 인사를 하는 게 신기해서. 내 이름을 말하던 꼬맹이가 생각이 나서 적는다. 좀 더 크고. 인사도 안하고 꿈벅인사만 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 사춘기 꼬맹이.. 더보기
이렇게 적어도 기억이 나지 않는. ┌ 나의 이 글은 그의 유년의 세계를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하는 결함을 갖는다. 그리고 그의 무전망(無展望)한 비극적 세계관이 그의 문체와 결합되는 부분을 역시 들여다보지 못하는 결함을 갖는다. 나는 다른 사람이 그 일을 해주었으면 한다. 나는 기형도가 죽은 새벽의 심야극장. 그 비인간화된 캄캄한 도시 공간을 생각하고 있다. 그가 선택한 죽음의 장소는 나를 늘 진저리치게 만든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러할 것이다. 그의 검은 눈썹과 노래 잘하던 아름다운 목청이 흙 속에서 이제 썩고 있는 모습도 지금 내 눈에 보인다. 형도야, 네가 나보다 먼저 가서 내 선배가 되었구나. 하기야 먼저 가고 나중 가는 것이 무슨 큰 대수랴. 기왕지사 그렇게 되었으니 뒤돌아보지 말고 가거라. 너의 관을 붙들고 "이놈아 거긴 왜 들.. 더보기
그렇다. 가끔 큰 일들이 하나씩 나를 지나갈 때면 나는 혼자이고 싶었다. 슬퍼할 일이 아닌대도 어디다대고 한번씩 울어야 할 것 같았고. 소리를 꽥, 하고 질러버려야 할 것 같았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더 많아질 거라는 것을 오늘 어렴풋이 느낀다. 미워해야할 것이 내 앞에 사람이 아니라 나인대도. 다 네 잘못이라고 한다. 처음부터 내가 선택한 적 없은 것들이라고. 더보기
그 말 그 순간은 진심이었다는 말. 참 무서운 말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