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꼬맹이. 나를 고모라고 부르는 꼬맹이가 왔다갔다. 고모 심심해요. 놀아요. 고모 나랑 가위 바위 보 해요. 하는 이쁜 꼬맹이랑 저녁 밥 먹기 전에 산책을 했다. 이건 내가 좋아하는 파예요. 이건 민들레 같아요. 벚꽃이예요. 하던 꼬맹이가 갑자기 고모. 고모는 할아버지 하늘나라 가던 마지막을 기억해요? 하고 물었다. 그러더니 꼬맹이가 이어 말한다. 나는 기억해요. 그때 나는 어땠는지. 이 아이는 왜 그걸 내게 묻는지. 나는 이 별것도 아닌 것에 와르르 무너질 것 같은지. 고모. 우리 달리기 할까요? 하고 달려가는 아이가 고마웠다. 나 아니고 떠난 사람의 아내 말고 한 사람의 마지막을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다니. 그대 행복해하지 않은가. 더보기 그게. 참 어렵네. 이제 무엇이든 하고 싶어지고 있다. 무기력했던 지난 시간은 추운 날씨 때문이었나 싶을 정도로. 해가 따뜻해지고. 찬바람이 아직 불어도 얇은 셔츠를 찾게 되는 날씨가 되니. 마음이든. 머리든. `봄` 같아지고 싶다. 추운 겨울의 허물은 벗어두고. 이번엔 어떤 일을 해볼까. 이것저것 찾다가. 나 아닌 누구도 쉬울 것 같아 찾게 되는 일을 클릭할 때면. 고작 이걸 하려고 그랬나 싶어진다. 어떤 일은 비하하거나. 얕잡아 보는 것은 아니다.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더 잘할 수 있는 것들이 분명 있을 것 같은데. 매번 그게 뭐지 하고 물으면 돌고 돈다. 그게 뭘까. 그걸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러다. 과연 내가 그걸 할 수 있을까. 다시 원점. 그러다 달리는 차창을 보면. 그래. 뭐가 있을 것 같은데.... 더보기 가을이 오면 석류꽃 피겠지. 마실을 다녀온 엄마가 말했다. 석류나무를 가져왔다고. 이번 가을이 되면 석류를 먹을 수 있으냐고 물으니, 엄마가 답했다. 나무가 땅에 뿌리를 내릴 시간이 필요하니, 이번해는 기대하지 말라고. 그래도 석류꽃이 필때를 벌써부터 기다리고 있다. 흙과 함께 삶을 꾸려 가는 사람들에겐 기다림이 낙이 아닐까 싶어졌다. 엄마는 오랜만에 텃밭일을 했다. 비닐도 씌우고 감자도 심었다. 그 곁에 오랜만에 나도 있었다. 비 내린 다음날 차게 부는 바람이 좋았다. 봄이면 내가 좋아하는 연분홍빛 살구꽃이 피겠다. 이렇게 봄이 오는구나. 오늘 지나가는 생각으로 농사나 지으며 살아볼까 하는 생각을 하다 그럴 자신이나 있나 싶어 피식 웃었다. 결정되지 않은 많은 것들을 두고 엄마는 석류 나무를 심었고, 나는 이곳의 가을을 기다린다... 더보기 너와 내가 떠난 이 알 수 없는 여행길 처음 닿는 길에서도 한 사람을, 별을 보면서 당신을 생각했다. 그 사람이 못 와 본 길을 내가 가고 있다. 그러니까. 또 왈칵 울고 싶어졌다. 운다고 한 사람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운다고 해결해야할 것들이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한번씩 아무것도 아닌, 별이 반짝이는 것에, 파도가 치는 것에, 김 서린 안경 속으로 눈물이 들어찬다. 하지만 아직도 모든 감정들이 정확하게 느껴지지 않고, 느끼고 싶지 않아 고개를 돌린다. 하고 싶은 말은 두고, 아직도 정리 되지 않은 내 마음도 지금 여기에 두고, 더보기 어쩌면 지금은. 아무것도 허락되지 않은 시간. 더보기 이전 1 ··· 52 53 54 55 56 57 58 ··· 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