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4.30 저마다의 빛의 밝기가 다를 뿐 우리는 모두 빛나고 있다고. ,아이는 자라 이제 내가 올려다 보게 됐고. 나는 그런 너를 볼 때도 내 검지 손가락이 네 손을 가득 채웠던 그 때를 생각하지. 너와 나는 함께 나이가 먹는데 너는 자라고 나는 이제 늙어간다. 다른 모든 복잡한 것들은 두고. 그저 나를 향해 달려와 팔을 뻗는, 불쑥 생각지 못한 질문을 하던, 중얼중얼 내 이름을 외던, 내가 좋다고 말하던 너를 좋아한다. 아이의 성장을 이렇게 오래도록 본 적은 네가 처음이니까. 나는 아마 앞으로도 너를 좋아하겠지. 여전히 질문을. 너의 이야기를 해줘서 고맙다. 아이야. , 더보기 3.31 라일락 피는 달엔 이른 저녁산책을 마음 놓고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때쯤 느꼈던 밤공기가 기억났다. 춥던 바람은 조금 따뜻해지고 계절의 경계가 모호할 때 잊고 있던 기억과 아직 오지 않았고, 어쩌면 영영 오지 않을 일들을 상상하며 걷던 그 날 기대어 슥 넘기고 싶던 일들은 언제나 내 한쪽에 꼭 자국을 남기고 기억하고 싶던 순간은 더듬어도 만져지지 않고. 이른 저녁 단잠에서 깨어 어지러진 머릿속의, 이어지지 않는 이름과 장면과 냄새가 온다. 좋아하는 것을 나열해도 좋아지지 않는 마음을 안고 오늘은 3월의 마지막 날. 깨어진 건 영영 다시 붙일 수 없다. 더보기 2.29 그래도 봄은 오고. 더보기 1.31 오랜만에 낯선 길을 걸었다. 찬 바람을 맞으며. 익숙하지 않는 것들을 두리번거리는 걸 좋아했지. 누군가의 집, 말라가는 빨래를 보면 사는 건 별 게 아니야. 라고 생각했지. 내 마음을 던지듯 주기만 하면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했었나 보다. 그저 던지기만 했던 나였네. 받는 법을 잘 배웠어야지. 2월이 뭐야. 제야의 종소리가 아직도 들리는 것 같은데. 😭 더보기 12.31 한 해의 마무리는 크리스마스 카드만들기. 요란한 파티는 없어도. 나만의 연중행사. 1년동안 나랑 잘 놀아줘서 고맙다는 감사의 편지이자 앞으로의 1년도 잘 부탁한다는 일종의 청탁의 편지이기도 하다. 그 덕에 내 삶이 아주 외롭지만은 않다는 걸 안다. 그리고, 내 생각이 났다며 이건 꼭 널 위한 책 같다는 말과 함께 전해진 책은 내가 갖고 싶어 사진까지 찍어뒀던 책이었다. 받고도 한참을 꿈같아 멍했던. 어떻게 이렇게까지 나를 알지? 그 시간을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말하기 어려우면 건너 뛰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 얘기해도 퍼즐처럼 끼워 맞춰 찰떡같이 읽어주는 사람이 있구나. 그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고. 길었다. 내게 자기 곁을 내어준 사람과 내가 내어준 곁을 생각했다. 느려도 차곡차곡 쌓아올리길 .. 더보기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65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