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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2.28


필요할 때 너는 내게
필요한 말과 글
생각과 마음을 턱턱 주고 가지



부곡 _ 황인찬

폐업한 온천에
몰래 들어간 적이 있어

물은 끊기고
불은 꺼지고

요괴들이 살 것 같은 곳이었어
센과 치히로에서 본 것처럼

너는 그렇게 말하고 눈을 감았다

도시에는 사람들이 살지 않았다
다들 어디론가 멀리 가버렸어

풀이 허리까지 올라온 공원
아이들이 있었던 세상

세상은 이제 영원히 조용하고 텅빈 것이다
앞으로는 이 고독을 견뎌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다

긴 터널을 지나 낡은 유원지를 빠져나오면
사람들이 많았다

너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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