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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4.30 요즘의 취미는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일이다. 사람이 없는 곳에 앉아 몇 시간이고 이어지는 이야기들 아직 살아보지 못해 영 어려운 앞으로의 이야기도 그런 일이 있었나 싶은 어릴 적 이야기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야기가 신기하다. 다음에 친구가 한국에 오면 거기로 가자. 예전이 갔던 그곳에 가자. 다음엔 이 친구가 사는 곳에 가보자. 행복한 일을 많이하자. 우리의 지금을 많이 남겨두자.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불쑥 울기도 했다. 몇 주는 더 전에 꾸었던 꿈 얘기를 했고 친구가 먼저 죽는 꿈을 꾸었는데 먼 이야기가 아닐 거 같아 슬펐고 그런 날이 올 때 견뎌야하는 마음이 버거워 눈을 뜨고 울고 며칠은 더 그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고 우리는 이제 그런 걱정을 하는 나이가 되었다고. 그리고 생각난 오랜 친구를 먼저 .. 더보기
3.31 4월이 시작인 10년짜리 일기장의 마지막 장을 적는다. 꼬박 1년을 채워넣은 일기. 이제 다시 첫번째 장으로 돌아간다. 1년 빠르네. 3월은 하나도 정리되지 않아 무엇에 마침표를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 닿을 수 없는 사람 생각에 슬펐고 끝없이 이어지는 이야기에 즐거웠고 이기심을 생각하다 암담했고 꽃이 피어 다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기울어진 나무가 유독 많은 이 고분을 걸을 때면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옆에 있는 것에 기대고, 숨기도 하고, 가려지기도 해서 멋대로 자라도 적당히 숲속의 하나가 되어 있어 좋았다. 어쨌든 3월 마감 🙋🏻‍♀️ 더보기
2.28 흘러갈 뿐 영원히 존재하지 않을 여기 더보기
1.31 나는 어떤 내가 되고 있나. 의미 없는 하루하루라고 생각했는데 그마저도 내가 되겠지. ‘뭐든 적당하면 되고’ 라는 친구의 말이 위로가 되었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말을 해주는 이가 있다니. 덕분에 살아가는 날도 있다. 나의 빈 곳은 그런 것들로 채운다. 넘어지지 않게 받치고 뚫린 곳은 메우며 조금 덜 흔들리게 조금 더 튼튼하게 차곡차곡 채워간다. 그렇게 살면 되지. 뭐 별 거 있나. 조금 더 좋은 쪽으로. 내가 좋아하는 쪽으로 뚜벅뚜벅 더보기
12.31 이곳을 왜 좋아하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아름다운 노을 살다 보면 적당히 잊고 덜 사용하게 되는 마음이 있는 거 같다. 드라마를 보다 “사랑한다”라는 말을 듣는데 저게 지금 어울리는 말인가 싶어 몇 번을 돌려보았다. 사용하지 않는 마음은 퇴화하겠지. 생각했는데 덜 사용할 뿐 잊은 건 아니네.라는 답을 준 그날의 노을. 또 사랑하게 되었네 어쩌면 흘러넘쳐 텅 비어있다고 착각했는지도 모르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