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12.11 어디로든 갈 수 있기 때문에 어디로도 갈 수 없다. 엄마의 신발끈을 묶어주고 옷도 다듬어주고. 웬일로 엄마 귀를 다 파주냐고 하면서 머리를 기대고. 벽이 쩍쩍 갈라지는 소리. 나는 아무대도 갈 수 없어. 서로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는 생각. 그 생각 끝에 있는 또 다른 많은 생각들. 잊지 말라고. 눈 내리는 소리. 이제 여기서는 들을 수 없지만. 언젠가 들었던 그 새벽에 눈 쌓이는 소리. 나는 알고 있어. 아무도 곁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그저 눈 내리는 기척을 알아차릴 수 있다면. 모든 것을 쓸어버리고 싶던. 어디로든 던져버리고 싶었던 불 같은 가을은 갔고. 또 겨울 찬바람 앞에 섰다. 더보기 11.22 너를 기다리고 있다. 더보기 10.16 내 마음 가을가을 하네. 언제나 찾아오는 가을이긴 하지만 또 언제나 새로운 날들이니까. 매해 다르니까. 그때마다 매번 이렇게 마음이 가을가을해진다. 10월. 여행하기도 어디든 걷기도 좋은 날인데. 생각만하고 움직이질 않는데. 분명 지나면 후회할거야. 지난 날에는 어떻게 그렇게 걷고 걸었던 걸까. 선택했던 것에는 이유가 있었겠지. 그러니까. 너무 그렇게 들여다보지마. 그 선택으로 주워진 지금의 나를 생각해. 조금 후회스럽고 만족스럽지 못해도. 사는 건 이런거니까. 머리 속에서 헝크러진 생각과 단어들을 찬찬히 되내어 볼 필요가 있는데. 요즘은 그게 잘 안되네. 그리고 꿈. 꿈을 꾸었어. 그 꿈으로 아주 오래 전 꿨던 꿈도 생각났어. 자신의 집 앞에 쭈그리고 앉아 고개를 묻고 있던 한 사람. 나는 그 사람을 .. 더보기 9.29 내 기억 속의 너는 네가 아닐수도 있겠구나. 더보기 9.28 3년 전 봄. 비가 내리고 난 다음 날 따뜻한 해가 들던 그 날. 엄마가 가져온 석류나무 하나. 아무것도 정해진 것 없던 날들을 앞에 두고 엄마가 심었던 석류 나무가 이번 해 처음 열매를 맺었다. 엄마의 말이 맞았다. 2년 혹은 3년이 지나야 열매를 볼 수 있다고 하더니. 3년째 가을에 첫 열매를 봤다. 무엇이든 키우는 건 자신있다던 엄마의 말처럼. 엄마는 또 하나를 키워냈다. 더보기 이전 1 ··· 34 35 36 37 38 39 40 ··· 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