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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 도라지밭 주인집 딸은 다음 기회에. 열렬히 지지했는데. 아쉽네. 더보기
3.23 며칠 집 밖을 못나간 사이. 그 사이 봄이 왔네. 나는 아직 추운데. 지난 시간 한번씩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정작 그 순간이 오면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그냥 가만히 서 있지. 이럴 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답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달라지지 않았구나. 근데 나는 어느만큼 달라졌겠지. 그때의 내가 아닐 수도 있고 모습이 많이 변했을 수도 있고. 그리고.. 가지 않을것 같던 겨울이 가고 있구나. 손가락 꼽아보는 일이 많아지는 건 기억할 날짜가 많아진건가. 나는 항상 바래. 네가 어디에 있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더보기
3.9 엄마는 독감이라고 했다. 몸져누웠다. 하루를 자고 이틀을 자도 약만 먹으면 잠을 잔다. 그러고 새벽. 지금쯤 일어나 티비를 켰다. 엄마가 아픈 동안 병원도 함께가고 식사준비도 하고 더 아플까봐 덜 아프게 누울자리도 봐주고 밤마다 깨는대로 방 온도도 맞추고 머리에 손도 짚어보았다. 엄마의 이마가 뜨거워서 자는 엄마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오늘은 엄마 대신 시골 집에 내려갔다왔는데. 엄마도 없는 집에서 집안 정리를 하려니 뭔가 기분이 이상해서 두번은 더 집안을 이유없이 둘러보았다. 남은 설거지를 하다가. 엄마가 말한 정리할 것들을 챙기다가. 순식간에 나왔지만 어쨌든 이상해서 집에 돌아와선 엄마에게 오만가지 이야기를 했다. 더보기
3.7 어쨌든 여기 변하고 있어. 내가 가진 추억은 사라지고 새로운 것들이 생겨나고. 겨울이면 황망하기만 하던 곳들은 이젠 쉴새없이 돌아갈거야. 변하지 않고 그 자리에 항상 있어주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어. 초등학교 복도가 나무였거든. 어떤 자리만 가면 계속 삐그덕대는 곳이 있었어. 친구를 기다릴 때나 그곳을 지날때면 항상 그곳에 발을 놓고 한발에만 힘을 줬어. 그럼 내가 무게를 실른 속도에 맞춰 삐그덕. 하고 소리를 냈지. 그 곳이 있기만 하다면 한번쯤 가볼텐데. 이젠 그럴 수가 없지. 그럴 수 없어서 더 그리워지나보다. 공간이. 사람이. 내 곁에 남아있질 않네. 이런 날 나를 좀 찾아주지. 아직은 겨울이고 봄은 조금 남았으니까. 겨울 끝 이라는 이유를 대고. 오늘은 니가 좀 그립네. 더보기
2.25 새벽 세시. 거실에서 엄마와 큰이모와 둘째 이모가 얘기를 한다ㅡ 엄마가 언니 언니. 하는 목소리에 잠이 깼다. 옛 얘기에 새벽이 가는 줄도 모르는가 보다. 엄마가 언니언니 하면 나는 새롭다. 어느 날 엄마의 사촌을 소개하며 엄마 사촌 오빠야. 오빠 오빠 하는 것도 엄청 신기해서 엄마가 오빠 할 때마다 내가 고개를 돌려 엄마를 봤었는데 오늘은 언니. 언니 자? 하는 소리가 새로워 조용히 들어본다. 세월이 가면 옛 얘기가 낙이라고 했던 엄마가 오늘 즐거워 보인다. 저녁에 언니 언니 오늘 오랜만에 봤으니까 자지말고 얘기하자 했던 엄마도 또 새롭고. 이래저래 새롭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