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11.12 누군가를 사랑하는 한 우리는 노력해야한다. ㅡ김연수. 세상의 끝 여자친구 잊어버린. 잃어버린 책의 이름을 정확히 알았다. 내용도 어렴풋한. 어디에 노란색 줄이 그어져 있는지 그런 것도 모르겠다. 다만 지나치다 본 글귀가 눈에 익은지 마음에 익은지 쳐다보게 됐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들마다 찬 바람 냄새가 묻은 가을과 겨울 그 사이 어디쯤 내 마음이 달아난 그 사이 어디쯤 계절이. 시간이 흐르고 있다. 산책삼아 걷던 길가에 익숙하게 낯선 가로수를 올려다 보았다. 빨갛게 물이 들었다. 낯설어서 오래도록 그 자리에 서서 바라보았다. 너무 익숙해서 지나치다보면 어느 날 너무 낯설어서 데면데면하다. 가을. 낙엽. 단풍. 노란은행잎 머리속에 글자를 쓰며 곰곰이 생각해보면 익숙한 단어들이 쉽게 낯설어진다. 초콜릿.. 더보기 11.9 유난히 긴 것 같은 올해 가을인데 벌써 입동이 지났다니. 소소한 쇼핑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내 마음의 요만큼은 뭘까. 지난 토요일은 오랜 친구의 결혼식 오랜만에 늦은 저녁까지 먹고 놀면서 꼭 학교때 같아. 하던 친구의 말이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던 그런 날이었다. 같은 시간을 지나서 다른 삶을 사는 친구들 사이에서 웃고 먹고 놀면서 이렇게 편하면 그걸로 됐지. 이 정도면 행복하지. 하고 생각했다. 하나하나 오는 게 아니라 여러개가 같이. 한꺼번에 오는 이런 마음들을 오늘도 다 정리 못하고. 이랬고 저랬고. 이어만진다. 깊은 밤. 오늘 같은 밤. 사실은 그랬어. 나만 괜히 고개 기울려 기댄다고 생각했는데. 뜬금없는 연락에 반갑고 고맙고 그랬다고. 이렇게 저렇게 생각들이 이어졌다고. 그냥 그런 오늘 밤. 더보기 11.1 언제적 일인데. 잊고 지나가면 될 것을. 대화가 삐걱인다. 내 마음은 아직도 꽁꽁 언 겨울. 대화의 방법을 잊은 것처럼 나만 속좁은 사람인 것 같아 다시 또 짜증이 몰려온다. 잘해야지. 우린 내일을 모르니까. 조금 전까지 내가 한 생각과 결심을 무너뜨리는 것은 나. 어제 내가 손수 적어 가입한 곳의 비밀 번호를 채 10시간도 되지 않아 잊어버렸다. 될일이냐. 매번 믿는 내일의 나는 역시나. 메일을 기다려야지. 11월의 시작. 더보기 10.18 시간이 훨씬 지난 후에야 그때의 일들을 알게 되고 지금은 살아있다는 소식쯤 듣게 되는 사람들 어떤 날엔 매일 보는 사람보다 너로 인해 위로되는 날이 있다고. 그래서 좋은 사람들 곁에 있었다고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누가 먼저 친해져서 누가 더 친한지도 상관없어진 사람들 곁에서 그 곁에 고개 한 쪽 기대어 살아간다. 여전히 멀리 있고 또 너무 오랜만에 만나 어색해도 흔히 하는 " 너 그대로야. 그 때랑 똑같아." 하는 한마디쯤이면 모두 다 괜찮아지는. 그 것쯤이면 됐지 뭐. 잘 살다가 어느 날 문득 "보고 싶어 왔어" 하고 만나자. 길을 걷다가, 티비를 보다가, 닮은 사람을 본다면. " 너를 응원한다 " 하며 기도할게. 이게 전에 걔 주소였던 거 같은데 하고 들어왔는데. 여전하구나. 있네? 하며.. 더보기 10.14 오랜만에 우체통의 편지 안부를 묻는 글귀에 문득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는다. 비가 많이 내린 어제를 생각하면 거짓말 같이 화창한 오늘 손 뻗어 맞는 바람이 차다. 가을은 이미 중반쯤 자다가 깨서 정신도 없이 허공에 대고 네 이름을 부르는 날도 있는 어제와는 또 조금 달라진 나는 이렇게 저렇게 나이를 먹고 결국 이런 내가 되어버렸다고 가만히, 혼자, 속삭인다. 더보기 이전 1 ··· 18 19 20 21 22 23 24 ··· 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