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념이라고 해두죠.
다시 주저 앉고 싶어졌다. 좀 울었는지도 모르겠다. 고작 10분 되는 거리를 쉬고 쉬고, 걷고 걷고 해서 30분 만에 도착하고, 이 좁은 방에서 혼자 일어설 수가 없어 낑낑 거리다 주저 앉고, 작은 턱하나를 못 뛰어넘어 쩔쩔 매고, 그러다 또 서러워서 집 안에만 꼭꼭 숨어있고 싶다. 피해만 주는 것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고, 맘껏 걷고 싶어도 못 걷고, 그렇게 좋아하는 비가 올까 싶어 노심초사 창문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들 모두, 나를 서럽게 만든다. 잘 보이지 않던 눈물도 누가 있으나마나 엉엉, 소리내서 울고, 걷다가 '괜찮아, 다 괜찮아질거야' 하면서도 울고, 발을 잘못디딘 그 순간 때문에 아직도 몇 주를 더 고생해야한다고 생각하니, 그 짧은 시간이 원망스럽다. 그래도 수술도 잘 끝내고, 이젠 발 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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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
조카는 다 나았을까. 펄펄 끓던 열이 다 내렸을까. 어둡고 깊은 터널을 빠져 나온 기분이다. 왠지 터널을 지날 때면 숨을 꼭 참아야할 것 같아 매번 흠- 하고 크게 숨을 들이 쉬고 빠져나올 때 참았던 숨을 내쉬는 것처럼, 시간이 지나고, 정리 되지 않았던 것들이 잘 정리되진 않지만 그것 빼고는 모두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은 지금. 이제야 아프던 조카의 모습을 떠올린다. 뜨겁던 열과, 약에 취해 곤히 자는 아이를 보면서 너는 아프지말라고, 또래 아이들에 비해 작은 발등도 쓸고, 손가락도 한번 잡아보고, 그래, 너는 아프지마, 너는 그 사람에게 상처가 되지 말라고, 한없이 기도하던 내 모습도 어지간히 낯설어진다. 그날 오전 내가 전화를 받지 않았으면 모든 게 달라졌을까. 무얼 먹어 속이 체했는지 멀미처럼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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