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기 내 흰 바람벽,

괜히 혼자 할 수없는게 아니라 나 아프다고 때부린 것 같아 사실은 혼자인 게 싫어서 옆에 있어달란 투정을 그렇게 괜히 이유를 붙여 너를 부른거야 아이가 된 것 같아 혼자 충분히 할 수있는 것도 고작 감긴 깁스 때문에 못하니까 괜히 짜증이 늘고 그 짜증에 못이겨 울어버리고 하루는 엄마가 와줬음해서 삼일을 연속으로 똑같은 시간에 전활걸어서 괜히 농담하고 물었던 안부를 묻고 그러다가 한번 놀러오라했지만 너무 멀구나 싶었다. 그냥 오늘 하루는 왜 이렇게 아빠가 보고 싶던지 전화할까하다가 좀 미뤄둔다. 잠깐만 내 마음 좀 다잡고. 할 말도 좀 생각하고 나 이것만 풀면 어서 얼굴보여주러 가겠다고 말해야지 몸 챙기며 날 기다려 달라고 말해지. 해야할 말은 왜 그때 그때 생각나지 않는지. 꼭 돌아서면 생각이 나는지. 사실은.. 더보기
푸념이라고 해두죠. 다시 주저 앉고 싶어졌다. 좀 울었는지도 모르겠다. 고작 10분 되는 거리를 쉬고 쉬고, 걷고 걷고 해서 30분 만에 도착하고, 이 좁은 방에서 혼자 일어설 수가 없어 낑낑 거리다 주저 앉고, 작은 턱하나를 못 뛰어넘어 쩔쩔 매고, 그러다 또 서러워서 집 안에만 꼭꼭 숨어있고 싶다. 피해만 주는 것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고, 맘껏 걷고 싶어도 못 걷고, 그렇게 좋아하는 비가 올까 싶어 노심초사 창문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들 모두, 나를 서럽게 만든다. 잘 보이지 않던 눈물도 누가 있으나마나 엉엉, 소리내서 울고, 걷다가 '괜찮아, 다 괜찮아질거야' 하면서도 울고, 발을 잘못디딘 그 순간 때문에 아직도 몇 주를 더 고생해야한다고 생각하니, 그 짧은 시간이 원망스럽다. 그래도 수술도 잘 끝내고, 이젠 발 붓.. 더보기
어쩜 이렇게도 아름다운지. 한번씩 화면 가득 이 사진을 띄워놓고 바라본다. 아, 어쩜 이렇게도 아름다운지. 정말 내가 본 풍경이 맞는지. 뽑을 수 있는 가장 큰 사이즈로 뽑아 벽에 걸어놔야겠다. 새벽, 왜 이렇게 외로워하는지 생각한다. 어쩜 이렇게도 외로움을 못 견디는지, 나는 왜 누구에게든 기대고 싶어하는지, 이유는 없다. 아니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 그냥 나는 어떻게든 내 마음 얘기하고 다니길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그게 내가 견디는 방법일 수 있으니까. 누구든 외롭겠지. 나 말고 너도, 너 말고 네 곁에 있는 사람 모두, 그 곁에 나도. 그것 뿐이라면 그만 사실은 그냥 말만 그러는지도 몰라, 그러면서 곧 잘 견디는 걸 보면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지. 언젠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지. 내가 죽기 전에 나에게 시간이 주워진다면 내.. 더보기
빛나는 별, 모두 빛나는 별, 나는 점점 추락하는데, 모두 날개를 단다. 나는 흐려지고, 다잡을 마음 하나 없고, 더보기
사월, 조카는 다 나았을까. 펄펄 끓던 열이 다 내렸을까. 어둡고 깊은 터널을 빠져 나온 기분이다. 왠지 터널을 지날 때면 숨을 꼭 참아야할 것 같아 매번 흠- 하고 크게 숨을 들이 쉬고 빠져나올 때 참았던 숨을 내쉬는 것처럼, 시간이 지나고, 정리 되지 않았던 것들이 잘 정리되진 않지만 그것 빼고는 모두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은 지금. 이제야 아프던 조카의 모습을 떠올린다. 뜨겁던 열과, 약에 취해 곤히 자는 아이를 보면서 너는 아프지말라고, 또래 아이들에 비해 작은 발등도 쓸고, 손가락도 한번 잡아보고, 그래, 너는 아프지마, 너는 그 사람에게 상처가 되지 말라고, 한없이 기도하던 내 모습도 어지간히 낯설어진다. 그날 오전 내가 전화를 받지 않았으면 모든 게 달라졌을까. 무얼 먹어 속이 체했는지 멀미처럼 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