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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12.6 안부를 묻고 싶은 밤. 더보기
11.18 비는 그쳤다. 시린 발을 이불 밑으로 밀어넣었다. 아직 그날은 오지 않았다. 우리는 아직 헤어지지 않았다. 달이 좋았다. 일렁이는 달빛에 몇 번이고 눈길을 주었다. 그 때 이미 매화는 피어있었다. 우리는 아직 헤어지지 않았으므로. 너를 그렸다. 수십번을 그려도 그려지지 않을 것 같아 한번 그리지 못하고 머리 속에서 사라졌다. 그때 은행잎 하나 떨어졌다. 그래도 우리 아직 헤어지지 못했으므로 . 더보기
11.9 오랜만에 시골집 저 나무가 삼백년 정도 됐다그랬나. 노오란 은행잎 가득이길래 멀리서 한번 찍어봤다. 저 나무에 나도 조금은 담겨있다는 거. 말을 하지 못해도 어떤 감정을 표현하지는 못해도 나무나 식물에게도 우리와는 다르지만 기억저장소가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내가보지 못한 내 할아버지도 저 나무는 알고 있을 것 같고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내 어린 시절도 알것 같고. 온통 노랗고 붉고 그래서 마음이 왈랑왈랑거려서 엄마가 가지런히 모아둔 은행잎을 보면서 눈 속으로 햇볕이 전과는 달라서 내 마음 그랬을거라고 생각해본다. 괜히 가을에 아파가지고 더더 외롭고 서럽나보다. 내 나이에도 이젠 퇴행성이 붙기도 하고 혼자서 내 아픈 건 내가 잘 관리해야하고 이것저것 내가 해결해 나가야 하는 일이 생길수록 내 나이 벌써 여.. 더보기
10.31 시월의 마지막 날 괜히.답답해서 사진 둘러보다 이번 가을 내가 본 풍경 하나. 창문을 내려다보면 애들 시끄럽게 떠드는 놀이터에 낙엽이 떨어지고 멀리 횡단보도 빨간 단풍도 노란 은행잎도 있고 또 한 계절이 이렇게 쉽게 가나 싶어서 서운했다. 몇주전만해도 숨도 쉬기 힘들만큼 더웠는데 이젠 옷을 여며도 찬바람 들어와서 울쩍해지는 걸 보니 나이가 들었구나 했다. 나는 잘 지내고 있어. 추운 겨울이 오면 눈 쌓인 곳에서 한번봐 시린 손과 발을 같이 녹여도 보자. 눈이 내리면 크게 눈싸움도 해보고 발을 동동 구르며 추워추워 서로 부비적거려도 보고 그런 거. 소소했던 것들이 더 그리워지곤 해. 급하게 마구잡이로 떠났던 바닷가. 어디 가지 못하고 이야기 꽃을 피우던 낡은 밥집. 지나가다 들른 붕어빵 파는 노점. 오늘 .. 더보기
10.13 어디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