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내 흰 바람벽, 썸네일형 리스트형 11.1 언제적 일인데. 잊고 지나가면 될 것을. 대화가 삐걱인다. 내 마음은 아직도 꽁꽁 언 겨울. 대화의 방법을 잊은 것처럼 나만 속좁은 사람인 것 같아 다시 또 짜증이 몰려온다. 잘해야지. 우린 내일을 모르니까. 조금 전까지 내가 한 생각과 결심을 무너뜨리는 것은 나. 어제 내가 손수 적어 가입한 곳의 비밀 번호를 채 10시간도 되지 않아 잊어버렸다. 될일이냐. 매번 믿는 내일의 나는 역시나. 메일을 기다려야지. 11월의 시작. 더보기 10.18 시간이 훨씬 지난 후에야 그때의 일들을 알게 되고 지금은 살아있다는 소식쯤 듣게 되는 사람들 어떤 날엔 매일 보는 사람보다 너로 인해 위로되는 날이 있다고. 그래서 좋은 사람들 곁에 있었다고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누가 먼저 친해져서 누가 더 친한지도 상관없어진 사람들 곁에서 그 곁에 고개 한 쪽 기대어 살아간다. 여전히 멀리 있고 또 너무 오랜만에 만나 어색해도 흔히 하는 " 너 그대로야. 그 때랑 똑같아." 하는 한마디쯤이면 모두 다 괜찮아지는. 그 것쯤이면 됐지 뭐. 잘 살다가 어느 날 문득 "보고 싶어 왔어" 하고 만나자. 길을 걷다가, 티비를 보다가, 닮은 사람을 본다면. " 너를 응원한다 " 하며 기도할게. 이게 전에 걔 주소였던 거 같은데 하고 들어왔는데. 여전하구나. 있네? 하며.. 더보기 10.14 오랜만에 우체통의 편지 안부를 묻는 글귀에 문득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는다. 비가 많이 내린 어제를 생각하면 거짓말 같이 화창한 오늘 손 뻗어 맞는 바람이 차다. 가을은 이미 중반쯤 자다가 깨서 정신도 없이 허공에 대고 네 이름을 부르는 날도 있는 어제와는 또 조금 달라진 나는 이렇게 저렇게 나이를 먹고 결국 이런 내가 되어버렸다고 가만히, 혼자, 속삭인다. 더보기 8.23 무지개를 보았지. 무언갈 빌면 이뤄줄 것 같은 큰 무지개였다. 하루 한 번 비가 오는 여름의 끝자락 보고싶은 사람에게 보고 싶다고 말해야하는데. 시간은 지나 있다. 요즘 꿈에 자주 나오는 이에게 아직 안부도 못 물었는데, 가기만 하고 뭐든 돌아오질 않아. 더보기 6.26 비다. 폭우다. 정신이 까마득해져서 누웠다. 깨어나니 잠이 들었었구나 했다. 아주 깊은 잠을 1시간씩 토막 내어 잤구나. 일어나서 멍하게 앉았다 창문을 닫았다. 꿈일까. 전화번호부를 검색해 보았다. 아닌가. 아무것도 없었다. 전화번호도 연락한 흔적도. 그저 까마득히 멀리서 또 어느새 눈 앞에서 아주 다정했고 아주 가까운 사람이 있었는데 없다. 꿈이라기엔 또 너무 선명하니까. 더보기 이전 1 ··· 18 19 20 21 22 23 24 ··· 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