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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10.31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 하늘에서 내려다 본 풍경을 찍는 사진 작가 오래 전 다큐멘터리에서 하늘에서 내려다 본 한국 풍경 사진을 찍으며 그가 했던 말.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그 나라의 분위기. 살아온 방식들을 좀 더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한국의 무덤은 어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집과 가까운. 논과 밭 (일하는 곳과 가까운) 바로 옆 있는데. 나는 이 나라를 잘 모르지만 죽음을 멀게 느끼지 않는다고 했던가. 어쨌든 그 언저리의 말들. 그저 무덤인데. 능을 걷는 것을 좋아한다. 이어지지 않고. 뚝 끊긴 것 같은 그저 만들어진 얘기같은 천 년 전 이야기가 진짜구나 싶은 쌓여있던 많은 것들을 훅훅 털며 걷던. 천년이 된 이 길에 우리도 뚜벅뚜벅 흔적을 내보던 10월의 어느 날. 좋았다. 행복해도.. 더보기
9.30 순간 순간 행복해야 해. 이 계절을 채 백번도 보지 못하고 우리는 떠날거니까. 싫어하는 건 좀 덜 하고. 미움도 사가며 내가 좋은 쪽으로. 뚜벅뚜벅 밀려오는 것들이 뭐든. 내가 좋은 쪽으로. 더보기
8.31 하나의 밤이 있었어요. 까만 어둠이었고요. 뭔가 조금씩 바스락거리며 잘게 부서지는 밤이었지요. 또 하나의 밤은 작은 창 사이로 찬 바람이 불었고요 창문 끝에 걸렸던 달이 내 손으로 한 뼘 정도 움직이는 밤이었지요 그 때 나는 알았어요. 바스락거리며 부서지던 것이 나였다는 것을요. 영원히 가시지 않을 것 같던 불안감과 그날의 짙은 회색빛이 흐려졌다. 잊고 있고. 멀어졌다. 또 한 계절이 저물 때 더보기
7.31 밤 산책길에 노래를 듣다가 오늘이랑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요즘은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일이 잦아졌는데 어떤 나여서 나를 먼저 찾아주는 사람이 생기고 나를 싫어하고 떠나가는 사람이 생기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 Feel alright - 짙은 먼 거리를 걷다 지친 마음이 어둠속에 눈물을 감추고 어디선가 다친 상처들이 벌거벗은 채 세상을 만날 때 You make me feel alright You make me feel alright 고단한 하루의 끝에 서 있을 때 You make me feel alright You make me feel alright 시간의 틈에서 머물 수 있도록 시린 겨울 메마른 입술엔 침묵은 갈라져 가고 머물러 주었던 그 손길들 하나 둘 떠나가는데 You make me fe.. 더보기
7.21 모두가 지는 노을을 바라보았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