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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2.29 그래도 봄은 오고. 더보기
1.31 오랜만에 낯선 길을 걸었다. 찬 바람을 맞으며. 익숙하지 않는 것들을 두리번거리는 걸 좋아했지. 누군가의 집, 말라가는 빨래를 보면 사는 건 별 게 아니야. 라고 생각했지. 내 마음을 던지듯 주기만 하면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했었나 보다. 그저 던지기만 했던 나였네. 받는 법을 잘 배웠어야지. 2월이 뭐야. 제야의 종소리가 아직도 들리는 것 같은데. 😭 더보기
12.31 한 해의 마무리는 크리스마스 카드만들기. 요란한 파티는 없어도. 나만의 연중행사. 1년동안 나랑 잘 놀아줘서 고맙다는 감사의 편지이자 앞으로의 1년도 잘 부탁한다는 일종의 청탁의 편지이기도 하다. 그 덕에 내 삶이 아주 외롭지만은 않다는 걸 안다. 그리고, 내 생각이 났다며 이건 꼭 널 위한 책 같다는 말과 함께 전해진 책은 내가 갖고 싶어 사진까지 찍어뒀던 책이었다. 받고도 한참을 꿈같아 멍했던. 어떻게 이렇게까지 나를 알지? 그 시간을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말하기 어려우면 건너 뛰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 얘기해도 퍼즐처럼 끼워 맞춰 찰떡같이 읽어주는 사람이 있구나. 그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고. 길었다. 내게 자기 곁을 내어준 사람과 내가 내어준 곁을 생각했다. 느려도 차곡차곡 쌓아올리길 .. 더보기
10.31 ​ ​​​​​​​​​​​​​​​​​​​​​​​​​​​​​​​​​​​​​​​​​​​​​​​​​​​​​​​​​​​​​​​​​​​​​​​​​​​​​​​​​​​​​​​​​​​​​​​​​​​​​​​​​​​​​​​​​​​​​​​​​​​​​​​​​​​​​​​​​​​​​​​​​​​​​​​​​​​​​​​​​​​​​​​​​​​​​​​​​​​​​​​​​​​​​​​​​​​​​​​​​​​​​​​​​​​​​​​​​​​​​​​​​​​​​​​​​​​​​​​​​​​​​​​​​​​​​​​​​​​​​​​​​​​​​​​​​​​​​​​​​​​​​​​​​​​​​​​​​​​​​​​​​​​​​​​​​​​​ “왜 그때 부석사가 떠올랐는지. 부석사의 당간지주 앞에서 무량수전까지 걸어보라고 했던 사람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절집이 대개 산 속에 있게 마.. 더보기
8.31 ​ 지나고 보면 늘 푸르게만 기억되는 여름이 또 갔다. 아주 오래 전 그 날의 기억 같은 푸름이다. 아주 더운 여름 날, 꽝꽝 얼려놓은 얼음에 물을 부어 마시고 마루에 누워 배를 흔들면 찰랑 찰랑 물소리가 났다. “엄마 내 뱃속에 바다가 있나봐” 길가다 앉은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가 조금씩 멀어지고 감기는 눈을 겨우 뜨면 하얀 구름, 아주 오래된 살구 나무 푸른 잎이 흔들리고, 숙제를 해야하는데. 송글 맺힌 땀이 이제 식나보다. 오늘 저녁은 무슨 반찬이 나올까 하는 사이 사이의 기억 매미는 아직 울고 있을까. 그 때 꾸었던 꿈의 배경은 여전히 같은데. 늘 초록이기만 하던 여름은 여전한데. 어제의 기억보다 예전에 기억이 더 선명한 내가 되었다. 8월 안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