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7.4 여름의 초입. 장마 시작. 새벽에 무심코 튼 노래의 가사는 네가 보고 싶어서 내가 울 줄 몰랐다고. 오랜만에 체증때문에 잠 못 이루다가 문득. 생각나는 사람. 아니 오래 전부터 생각했던 사람. 나는 허공에대고 빈다. 어디에서든 잘 살고 있으라고. 그저 어디쯤. 저쪽 어디쯤. 잘 살고 있으라고. 그럼 나도 잘 지내고 있을거고.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으니 그럼 우리는 함께 여기 존재하고 있으니 그것으로 됐다고. 큰 욕심 안부리고 그저 그정도. 노래하는 한 여자를 보며 저 사람하나가 나에게 미친 영향은 얼마인가를 생각해보니. 참으로 크다는 생각. 아주 먼 사람. 한번 말해보지 못한 사람도 이렇게 나에게 큰 영향을 주는데. 나와 함께 이야기하고 같은 시간을 공유한 사람이 나에게 준 영향은. 그리고 내가 누군가에.. 더보기 6.7 밤을 샜다. 꼬박 하루를 보고 있다. 끝을 향해 써내려가는 것과 그저 현재를 써내려가는 것 그것의 차이는 크겠지. 아차. 그 말을 듣고 여태까지 내가 풀 수 없었던. 그래서 답이 나오지 않았던 것들이 풀렸다. 써내려가면서 풀어가는 힘을 가지게 하는 것 그때마다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그리고 그런 것들에서 이야기가 힘을 가지는 것. 그래. 그것이었구나. 식물이 커가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한 아이를 키워내는 엄마의 모습을 그려보게 된다. 어째서. 몽롱. 외러워. 혼자 여행을 간 곳에서 누울 때마다 '아 외로워' 주문처럼 외고 잤다. 그래도 아침이면 느긋하게 일어나고 모두 떠난 자리에 누워 들어오는 해를 보다가 그래 어디든 걸어야지. 하고 나갔다. 나의 여행의 한 부분에는 외로움이 있다. 지우려고 해고.. 더보기 4.11 매해 집을 찾아오던 제비가 있었다. 그 새가 같은 새인지는 모르겠다. 그저 내가 처음 본 제비의 자식의 자식의 자식의 자식쯤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 우리의 봄은 늘 그 제비로부터 시작되었다. 봄이 왔는지. 이걸 봄이라 생각해도 되는지를 가늠할 때마다 처마를 쳐다보았다. 어디선가 째작거리는 제비 소리가 들리면 그래. 봄이구나. 하고 말하던 아빠의 목소리가 들렸다. 매해 같은 자리에 집을 지었고. 떠나고 난 자리를 정리하지 못하고 허물어진 터만 남아있을때는 보수를 하든 허물어트리곤 다시 짓든 늘 그 자리에 제비집이 있었다. 제비가 집을 짓기 시작하면 아빠도 어디서 나무 판 하나를 가지고 와 제비집 밑에 판을 덧대주었다. 늘 집을 짓던 자리 밑은 우리의 신발이 있었고. 제비의 똥이 그대로 퐁당 신발로 떨.. 더보기 4.2 찬란하다는 말. 모두 담을 수 없으면 말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생각. 더보기 3.21 수첩 한면에 무작정 적어둔 편지. 친구랑 이야기를 하다가 수첩을 넘기는데 그게 눈에 들어왔다. 받을 사람은 내 앞에 있는 사람인데. 그 사람을 앞에 두고 그 글을 읽는다. K. 라고 시작하는 글귀는 고맙다고. 나의 마음이 전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전해지지 않았다는 걸. 오늘에야 안다. 종이를 찢어 당장 그에게 주려다 만다. 모든 것에는 시기가 있는 법이지. 이게 지금 전해진들 무슨 소용이냐 싶어 수첩을 닫았다. 수많은 편지를 쓰고. 나는 기억나지 않는 편지도 많지.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지고 키득키득거릴 나의 편지는 지금 당신에게 잘 도착해 어디쯤에서 소근대고 있을지. 봄이면 편지를 쓸거라고. 아주 흐린 잿빛 하늘 아래 피아난 유난히 노랗던 개나리를 보면서. 나도 너에게 그런 개나리.. 더보기 이전 1 ··· 36 37 38 39 40 41 42 ··· 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