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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7.4






여름의 초입. 장마 시작.
새벽에 무심코 튼 노래의 가사는 네가 보고 싶어서 내가 울 줄 몰랐다고.
오랜만에 체증때문에 잠 못 이루다가 문득. 생각나는 사람.
아니 오래 전부터 생각했던 사람. 나는 허공에대고 빈다.
어디에서든 잘 살고 있으라고. 그저 어디쯤. 저쪽 어디쯤. 잘 살고 있으라고. 그럼 나도 잘 지내고 있을거고.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으니 그럼 우리는 함께 여기 존재하고 있으니 그것으로 됐다고.
큰 욕심 안부리고 그저 그정도.

노래하는 한 여자를 보며 저 사람하나가 나에게 미친 영향은 얼마인가를 생각해보니. 참으로 크다는 생각. 아주 먼 사람. 한번 말해보지 못한 사람도 이렇게 나에게 큰 영향을 주는데.
나와 함께 이야기하고 같은 시간을 공유한 사람이 나에게 준 영향은. 그리고 내가 누군가에게 준 영향은.
그런 생각.

체증이 아직도 가시질 않는다.
문득. 이 체증은 당신이 내 손을 꼭 잡아준다면
아주 시원하게 뚫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당신은 누구야?

둥둥 떠 있는 기분. 저기 벽에 가까워졌다가 바닥에 가까워졌다가. 둥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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