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하는데. 가지는 못하고 바라만 본다.
눈이 온다는데. 길을 막는다는데. 가고 싶다.
아직 나이가 나이인지라 상처는 쉽게 아물고 있다.
내일이면 실밥도 풀고 6개월간 나를 힘들게 했던 많은 것들은 이제 안녕한다. 올해가 가기 전에.
약을 먹어서인지. 그냥 무기력한 건지.
잠이 또 많아졌다. 그리고 꿈도 많이 꾼다. 꿈을 꾸고 일어나면 아무도 없는 방이 낯설어 얼른 누군가에게 전화를 했다 이내 끊는다.
엄마 등에 내 등을 기대고 좀 오래. 푹 아무런 꿈도 안꾸고 긴 잠을 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