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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없어지지 않는 곳



이 도시에  와서 처음 하고 싶었던 건 단골 가게를 만드는 것이었다. 자리 좋고 몇 시에 찾아가든 무엇하나 거슬릴 게 없는 그런 가게 하나를 발견 하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나를 가끔 눈 인사로 아는 체 해주기도 하고. 아니 매일 가도 처음 보는 사람 대하듯 깍듯해도 좋았다. 
큰 곳부터 아주 작은 곳까지 혼자서 외로운 듯 또는 가볍게 많은 곳을 다녔지만 하나 둘 재고 따질 게 많아 나는 어느 곳에도 두번 이상 가지 않았다. 

그러다 이층이고 나를 신경 쓰지 않고 창문 밖으로 끊임 없이 사람이 지나다니는 내가 찾던 그 곳을 찾았다. 나는 혼자 일 때나 마음 맞는 친구와도 그 곳을 찾았다.  커피가  더럽게도 맛없었고 다른 게 매력적이지도 않았지만 그 자리면 충분했다. 

자주가는. 이라고 이름 붙일 때쯤 그 가게는 문을 닫고 사라졌다. 정 들만하면 이렇게 내게서 사라진다. 사람이든 장소든 무엇이든.

그러니까.
나도.
사라질 수 있다고 말하려다 말았다.
내가 아무리 우뚝 그 자리에 서 있을 것 같아도. 
나도. 사라질 수 있느니 나한테 좀 잘 하라고 말하려다 말았다.
내가 너에게 해준 게 뭐라고.

그래도 사람 좀 아끼라고 말하려다 또 만다. 
나 하나 제대로 곧게 사는 것도 시원찮으면서. 내가 뭐라고.
그래도 사람 귀한 거. 알아줬음 좋겠다. 그래.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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