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10.31 여름의 뜨거웠던 해는 어느새 고도를 낮추고 그저 하루씩만 살고 있는 나는 날짜를 보며 놀란다. 벌써? 노을이 주는 위로가 있었다. 해지는 시간에 맞춰 산책을 했을 때 그때는 몰랐지만 그 시간을 견디게 했던 가장 큰 힘이었다는 것을 시간이 지난 후에 똑같은 구도 그러나 매일 다른 노을 사진을 보며 안다. 가득 쌓인 낙엽 위를 걷는 오늘의 산책길 걸을 때마다 뾰로롱 뾰로롱 빛을 내는 아이의 발끝에도 바스락바스락 소리나게 걷는 내 발끝에도 가을이 담긴다. 가을이 총총 더보기 9.30 어떤 날은 밖 한번 보지 못하고 자리에 누울 때가 있다. 또렷하게 정신이 들면 또 한 며칠은 지나가 있고 그럼 한참 멍하게 앉아 있다. 지나고 보면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조차 생각이 나지 않고. 그냥 내가 나인 상태로 돌아오길 기다린다. 몸이 기다리는지 정신이 기다리는지 모르고 그냥 몸과 정신이 서로 잘 합체 돼서 붕뜬 기분이 들지 않으면 나로 돌아왔구나. 한다. 비오는 어느 밤엔 편지를 써볼까하다가 가닥이 잡히지 않아 그만둬버렸다. 몇 년을 그냥 두고 보기만 하는지. 여유가 있어야 편지도 쓸 수 있다. 나 말고 내 옆사람, 더 멀리 너에게도 닿을 수 있지. 첫문장도 생각하지 못하고 나는 이렇게 흘러가고 있네. 다시 산책을 시작했다. 그것도 며칠 건너 하루지만 걷고 돌아오면 기분이 한결 좋다. 어제는 .. 더보기 8.31 여름이 가고 긴 우기가 찾아온 듯 쉬지 않고 비가 내리는 8월의 마지막 쯤 한숨 푹 자고 나니 어제의 일들과 비처럼 밑으로 내리 꽂히기만 하던 기분이 좀 나아졌다. 희미해지고. 잠이 있어 참 다행이다. 푹 자고 나면 괜찮아질거라던 그 말은 옳았다. 일기의 마지막에도 비가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면서도 한숨이 쉬어지는 순간순간에도 주문처럼 나는 내 행복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순간도 내 행복을 포기하면 안된다고. 잠시 잠깐 한눈 판 사이 훅 달아나기 바쁜 것이 그것이라서. 눅눅했던 8월이었어 더운 것도 더운 거였는데 긴 장마에 그저 젖기만 했어 가을이 오면 볕이 잘 드는 곳으로 바람 솔솔 부는 곳으로 나를 내놓아야지. 더보기 7.31 내 하루는 끝나지 않았는데 또 다른 하루가 저기서 밀려올 때 아침 바람을 손을 들어 맞아본다. 참는 날보다 참지 못하는 날이 하루 더 많아졌다. 그건 다 여름 때문이라고 계절 탓을 해본다. 미룰 수 있는 것은 미뤄서 살아가는 날도 있다. 매미가 운다. 세차게 운다. 더보기 6.30 마치 행복에 총량이 있는 것처럼 더보기 이전 1 ··· 6 7 8 9 10 11 12 ··· 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