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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7.31



저녁 산책을 끝냈다.
모두 도착할 곳에 도착한 시간쯤
조금 한산한 길을 걸었다.
그저 한발 한발 내딛기만 해도
끝없이 가라앉기만 하던 마음에서 조금 멀어진 기분이 들었다.

여전히 그런 마음에 허덕이곤 하지만
이제는 그저 휘둘리지만은 않는다고
초록불이 깜박거리는 신호등 앞에 서서 생각했다.

길을 걷거나 하던 일을 묵묵히 하거나
그럭저럭이긴 해도 이렇게 사는 것도 잘 사는 거라고
나에게 말해주기도 한다. 이제.

끈적한 땀을 씻어내고 바짝 말린 머리를 쓸어 넘기며
7월이 어느새 가네. 이번 달은 무얼 했나. 곰곰이 생각해보는 오늘

길고 긴 길을 잘 걷고 있네. 적당히 잘 살아내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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