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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5.31


사랑이라고 하는 것은  
나한테는 없지만 저기 멀리 어디에
지구 반대편 혹은
내가 생각하지 못한 어느 한 구석에는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보지 못하고 닿을 수 없어도 그것만으로도
그렇게 존재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숨도 쉬기 싫은 밤 창을 열어 찬 바람을 맞게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내곁에 있는 게 좋은 거 같아”

무심코 던진 말이라도
오래오래 생각한 다듬어진 말이라면 더더욱 좋은
내 5월을 견디게 해준 그 말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푸른 바다 앞에서도  
초록잎 가로수가 바람에 흔들릴 때도  
새벽 끄트머리에도
종종 혹은 자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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