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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 계절에 둔감해지지 말아야지. 봄 냄새를 맡아야지. 비도 오고 눈도 오고 바람도 불고 꽃도 피고 모든 계절이 함께인 요즘. 필요한 때에 필요한 것이 그곳에 닿았으면. 더보기
2.17 ​​ 보이지 않지만 봄은, 저기 멀리서 아주 오래 전부터 천천히 밀려오고 있었다. 잘 잊을 뿐. 꾸준히. 온다. 벌써 이만큼. 더보기
1.10 ​ ‘다 나 행복하자고 그러는거야.’ 문득 그 생각이 스치자 지난 모든 일들이, 두렵고, 어렵고, 슬펐던 것들이 그냥 그런 일들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지구 반대편에서 쏜 화살이 나의 마음 정중앙에 꽂히는 듯한 편지를 받았다. “네 고민의 하나 정도는 티끌만한 먼지가 되어 아무 힘도 없어졌으면, 소소한 기쁨이 때마침 찾아왔으면.” 사람을 짐작하는 것은 이런 것이겠지. 너는 매번 전해지는데. 나는 매번 반의 반은, 그 반의 반은 전해졌나 하고 생각한다. 나의 한계치를 짐작할 수 있는 일들이 서너번 지나가고 견디고, 견디지 못한 것들 사이에서 여태 한 번도 보지 못한 나를 서넛 거두었다. 구멍난 머리에 머리카락이 조금씩 채워지고 투정같은 어제의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게 되고 어쨌든 네가 바라던 나는 조금 .. 더보기
11.5 ​​​​ 외롭던 순간마다 함께 해줘서 고마웠어. 엑시무스 안녕 👋 더보기
10.15 ​ 친구는 읽은 책을 설명해줬다. 하나를 더 들춰내 저기 깊은 곳의 진짜를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고. 그 말을 듣고 이미 알고 있었던, 하지만 외면 하고 싶었던 것들이 그 날 처럼 가슴에 확 꽂혀 손을 꽉 움켜쥐었다. 짧지만 무섭고 두려웠던 그 날 비행기 안에서 나는 나도 처음 보는 나라 더 겁을 냈는지도 모르겠다. 한동안 괜찮나 싶었는데 꽉 막히지도 않고 두 발이 땅에 있어도 그러는 나를 보면서 또 덜컥 겁이 났는데 친구의 이야기는 말하지 않아도 잡아주던 그 날의 손같이 따뜻했다. 그런 걸 믿어야지. 괜찮다고 말하는 그 말을 믿어야지. 아침까지 약속을 취소할까 했던 그 마음은 그런 이야기에, 아무것도 아닌 날씨 이야기에, 녹는다. 여섯 해 만에 가장 많은 석류를 생산해 낸 나무이야기를 한다는 걸 잊어먹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