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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상처를 보는 일



또 새벽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생활이 좋기는 하나 나에겐 그게 영 맞지 않는가보다.

좀 전에야 이번 수술이 끝나고 처음으로 발에 생긴 상처를 가만히 보았다. 
끝난지 이주쯤 지나니까 상처를 볼 마음이 생기는구나.
그 전까진 그냥 지나치듯 보고 말았는데. 그것도 시간이 필요한가보다.

괜히 서러워지는 마음이 생기는가보다. 아무렇지도 않고 이젠 후련한대. 뭐가 서러운지 마음이 두근댄다. 
뭔가 훅 하고 올라올 것 같이. 무슨 일을 저지르고 잠자리에 든 것 같이. 계속 뒤척인다. 

아무 것도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고. 돌아 누우며 드는 생각이 없었으면 좋겠다.
또 누구도 그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어 외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다. 좀 쉬었으면 좋겠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도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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