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서 받아온 애플민트 '봄'이라 불리던 아이
내게 와선 '풋사과' 라 불리었었지.
그 날, 한 없이 가라앉기만 하던 날, 일 끝나고 돌아오던 길에
들린 동네 카페.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았던 그 때.
일하던 카페. The plain
일하는 시간보다 사람 기다리는 시간이 더 많았던 곳.
반지하라 늘 사람들의 바쁜 걸음을 많이 봤던 그 때.
1Q84 저때도 읽고 있었는데, 아직도 다 읽지 못했네.
비오는 날, 창문 보이는 곳으로 누워 애플민트와, 창에 맺히는 비 보기를 좋아했던 그해 여름.
일하던 카페의 앞 골목.
그때 사하던 곳은 공사를 끝내고 술집이 들어서고
불켜진 인테리어 소품샵은 이제 와인을 마실 수 있는 곳이 되었다.
비가 오면 늘 앞에 나와 서성이곤 했었는데.
그 때의 나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무런 상처 없었던 발.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견뎌야하는 것.
봄과 여름, 그 사이쯤.
cafe. hibi.
토끼 언니와 함께.
머리를 단발로 자르고, 무슨 마음이었는지. 걷고 싶다고
광화문을 청계천을 걸었던 날. 이유없이 그냥. 이라고 말해도
이해해줄 수 있는 친구와 함께.
추석쯤. 아침먹고. 집 앞.
오랜만에 보는 보라색 나팔꽃.
가는 시간이 더 설레는,집으로 가는 길.
많은 생각을 했던 그 건물에서의 해넘이.
일주일에 한번씩 넘어야했던 한강.
그때 선택하고 싶어했던 것들이 꼭 답은 아니었다.
아주 낯선 시간들. 그치만 참으로 생생한 2010년의 시간들.
없어진 줄 알고 있었던 예전 휴대폰의 저장된 사진들을 보다고 갑자기.
내가 보내고 지나온 시간들인데, 참 낯설다.
그래도 너무 생생하게 기억나 또 좀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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