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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한 해가 간다.


참, 다사다난했던 내 한해가 가네.
노래 틀어놓고. 스텐드 켜놓고.
밖은 조용하고. 간혹 옆집에서의 부시럭거림이 조금 느껴지는 이 시간.
누구든 보고 싶고, 누구도 보고 싶지 않은 시간을 나는 나름 잘 견디고 있는 것 같다.
매번 오는 내일이지만 왠지 오늘은 특별해야할 것 같아.
친구들도 만나고. 뭔가 해야할 것 같다고 계속 속으로 말하지만
결국은 이렇게 조용히 누워 있는 게 가장 특별한 일이라는 걸 안다. 늦게서야.
이제 힘든 건 다 지나가고, 좋은 것만 슬그머니 와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추운 겨울 밤이다.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다 못해서.
여기서 해본다. 고마워. 고마워요. 이렇게 말해도 참 쑥스럽구나.

추운 겨울 속에 이렇게 어디서든 움뜨려고 하는 나에게도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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