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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9.30


새 비누를 꺼냈을 때
이걸 다 쓰기 전엔 결정하자 했는데
오늘 아침 비누를 다 썼다는 걸 깨달았다
아직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한 채
또 다시 비누를 꺼낸다

빽빽하게 늘어선 출근길 차들을 뚫고
먼 산속으로 들어갔을 때
흘러넘치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흘러넘쳐서 비워졌는데 채워지지 않았다고 말하는
나에 대해서

이른 아침 반짝이는 강을 보는 까마귀처럼 서서
눈 뜨면 반짝이고 눈 감으면 사라지는
찰나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잠깐이라고  
무언가 꿈꾼다고 하지만 아무 꿈도 꾸지 않는다
그건 좀 오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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