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찬바람이 분다.
간절하게 바랐던 9월
정말 마지막이 올까 싶었던 일이 끝났다.
마지막 마감을 하던 날 입을 틀어 막고 소리도 쳤다.
이렇게 홀가분한 기분은 오랜만이다.
무엇을 해도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해낸 자’라며 나를 칭찬해줬다. 뿌듯뿌듯
2.
신호등의 초록불이 그렇게 길지 않다는 걸 알았다.
엄마는 초록불이 바뀌고 한눈 팔지 않고 곧바로 걸어야 맞은편까지 닿을 수 있다.
엄마보다 나이가 더 있거나 지팡이를 짚은 사람 혹은 몸이 불편하면
빨간불이 되고도 조금 더 시간이 필요 했고
그래서 요즘은 이 신호등은 몇 초나 시간을 주나 보는 일이 많아졌다.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는 나이로 진입했다.
그제야 ‘우리는 모두 나이가 들텐데’라고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됐다.
엄마의 노년의 삶을 생각하며 나의 노년을 그려보기도 한다.
어떻게 삶을 꾸려가야 외롭지 않고 건강하게 삶을 마감할 수 있을지
그럼 지금 엄마는 무엇이 필요하고 나는 어떻게 해야할지
그게 내가 가야할 길이기도 하니까 예습하듯이
내가 인생의 반쯤을 살았다니
별일없이 끝까지 잘 살아내는 게 목표인 사람이 되었다니!
이런 저런 생각도 9월도
모두 잘 여며두고 나는 또 10월로 간다. 🚣♂️
여기 내 흰 바람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