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학교를 마지막으로 빠져나가던 참이었다.
조금 걸었더니 어느새 후두둑 소나기가 내렸다.
뛰었지만 홀딱 젖어버렸고 버스정류장은 멀기만 했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옷을 보면서 서러웠다.
왜 누구에게도 연락을 못했지
누구든 비를 맞고 있지 않냐고 연락을 주지 않는거지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비는 그치고
짧게 무지개가 비쳤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옷은 말라가고
마치 꿈에서 깬 거처럼 멍했던 그 날
그때는 왜 비가 조금 잠잠해지기를 기다려보자는 생각을 못했을까
이제는 이렇게 기다려보기도 하는데
살면서 배운 건 이런 건가
우산이 없어도 누구든 데리러 올 수 없어도
비에 젖지 않고 도착할 방법을 생각해보는 것
옷이 젖지 않게 비를 피해 잠잠해지기를 기다려보기도 하는 것
홀딱 젖어 이제 막 버스정류장에 도착한 사람은 자리에 앉아 숨을 고르고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30분쯤 걸렸다. 폭우가 그치기까지
그쯤이면 기다려볼만 했다.
폭우가 내리는 8월의 마지막 날 👋
여기 내 흰 바람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