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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답답하잖아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좀 쓸쓸하고 모두 아는 이야기겠지만 쓰고 싶어 설레였던 적 수 십번이었다.
근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몰라 백지 앞에서 점만 뚝뚝 찍는다.
너무 욕심이 많나보다 어떤 말이든 다 하고 싶어서 어떤 말도 못쓴다는 말이다.
앞과 뒤가 붙지도 않고 중간이 어딘지도 모르고 어쩔땐 어디로 흘러가고 싶은건지도 몰라서 잠들기 전에 몇 번을 돌아 눕기도 한다.

영 이쪽으로 감이 발달하지 못해서 욕심만 늘고 있는. 힘은 없고 성질만 남은 할아버지 같다. 흑.

참 가을 같은 날이라고 생각한다. 덥다곤하지만 바람이 이렇게나 불어서 나는 매일 아침 골목 걷는일이 좋다. 옷이 바람에 살랑살랑. 그 옷자락에 내 마음도 살랑살랑. 

작년 9월 달력 10일 쯤 일기 첫 문장이 '아 가을이다'였다.
한달쯤이면 내가 그렇게 설레어하는 가을이 온다니. 이 거대한 여름도 결국은 지나갈 거라니 좀 서운해하는 척이라도 해야겠다.

아. 식곤증 오늘 최고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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