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네모 칸에 오늘 뭐 먹었는지 적어가며
견디던 시간을 지나.
기억하고 싶었던 일, 그저 반복되는 일들을 적으며
지나온 시간이 벌써 이만큼
텅 빈 내년의 달력,
기념일들을 생각하며 넘겨보다
1년이 고작 12페이지라니.
라는 생각을 한다.
나의 시간은 이제 빨라졌다.
푸른 여름을 지나던
마루의 찬 기운을 느끼며
느리게 흐러던 시간은
이제 내게 없다.
“싫은 건 싫다고 표현하고
좋은 건 좋다고 말하는”
이라는 말을 오늘 일기장에 적는다.
여기 내 흰 바람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