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기 내 흰 바람벽,

5.22



시골집 은행나무는 올해도 풍성하게 은행잎 돋아났다.

삼백년하고 몇 십년이 지났나.

집 앞 살구 나무도 오래되었지. 내가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장면 속에도 

그 나무는 있었으니까.


미워할 거 하나 없다는 생각이 그 나무를 보면서 들었다.

내 곁에 가장 오래 살다간 사람이 여든 여덟.

가장 짧은 생은 몇이었나.


십년씩 손가락 하나 접으면 열손가락 채 접지도 못할텐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시간이 얼마나 될까 

10년은 될까. 20년은 될까. 그럼 내 나이가 얼만가, 


뭔가 짠해지는 초여름 밤이네. 

정말 사랑만 하기도 짧은 생이네.



'여기 내 흰 바람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6.11  (0) 2016.06.11
6.7  (0) 2016.06.07
5.15  (0) 2016.05.15
5.7  (0) 2016.05.07
4.25  (0) 2016.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