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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5.7



시골 집은 점점 사람 손을 타지 않는 것을 아는지
제비는 오지 않고 나무마다 벌레들이 파고 든다.
일주일이면 늘어진 장미꽃도 꺽이고
빨랫줄 널어놓은 마른 걸레도 어디로 사라진다.

봄이면 라일락 향이 그득하고
집 뒤 담벼락에 기대듯 아카시아 꽃이 피고
제비가 처마 밑에 집을 짓는 집.
차가운 마루바닥에 누워 부채질을 하고
석류 꽃이 떨어지면 알알이 가득 찬 석류가 익는 집.

사라지지 않는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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