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자주 아프다. 모니터를 계속 보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안약을 넣으라고 한다.
한 날 눈을 감고 있다가 노란색을 생각했다. 몇 분이 지나고 어둠 속 노란색은 점점 흐려졌다.
생각하려 할수록 점점 흐려지고 내가 생각하고 있는 색이 그 색이 맞는지도 확신이 가지 않았다.
두려운 건 그때부터다.
한번쯤은 그랬으면 좋겠다.
흐려지고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나 때문에 좀 혼란스럽고 아차 싶은 순간이 있었으면.
내게 한번쯤은 미안해 했으면.
뭐가 미안한지 몰라도 손톱 옆에 살이 일어나 까끄랍듯 네 마음도 그랬으면 좋겠다.
아프고. 힘들고. 서럽고. 외롭우라 빌지도 않고. 딱 그만큼이면 됐으니 그 정도는 느껴줬으면 싶다.
나도 참.
후생이 있다면 난 좋은 것은 못될 듯 싶다. 마음 하나 넓게 쓰지 못하니.
요즘 다시 걷고 싶은 날이 많아진다.
어디로든 걸으면 내 마음 좀 가라앉을 듯 싶기도 하고.
그래. 그랬다.
난 매번 처음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처럼 그런 말.눈빛.행동
나도 누군가를 새롭게 해줄 수 없듯 너도 나를 새롭게 해줄 수없는 걸 아는대도 매번 그랬으면 좋겠다. 하고 연락했겠지.
하지만 지나면 그 뿐.
거기서만 있구나 다시 찾을 수 없구나.
이제 다시 여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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