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내 나이 스물둘이였어.
이제 대충 뭐든지 이해한다고. 다 알 것 같다고 생각했던 그 때가.
세상 더 한 슬픔은 없을 것 같이 버스 안에서 지하철 안에서 눈물을 펑펑 쏟던 그때가.
지나고 보니 완전 애기애기하던 나이였구나.
다 지나갔다고 생각하지만 더한 것들이 남아있을지도 몰라
이젠 항상 의심하는 나이가 되었지.
이보다 더 슬픈 게 더 힘든 게 더 막막한 게 있을거야. 하면서 그 순간을 견디기도 하고.
지나온 일들이 가볍게 느껴져서 당황했다.
그 때는 세상 무너질 것 같은 마음이였던 것 같은데.
가끔 견뎌할 시간을 맞이하면 속으로 그런다
'다 지나가. 시간은 어디로든 나를 데려다 줄거니까.'
주문처럼 외고나면 또 잊게되고 그러니까.
그러고 보니 그렇게 잘 지내왔네. 주문을 외면서.
예전 강의들을 때 수업 끝날 쯤 다들 가방 주섬주섬 챙기는데. 교수님이 강의 내용 요약하면서 마지막으로 해주신 말씀 .
"안기지 말고 안을 수 있는 사람이 되세요."
가방챙기다가 펜이랑 쪽지 꺼내서 적어뒀다.
잊으면 안될 거 같아서. 나는 얼마나 더 그런 사람이되었나 생각해봤는데
예전보다 좀 더 뒤로 간 것 같다는 생각.
더 이기적인 인간이 되어버렸네.
입은 닫고 귀를 여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수다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