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채우는 게 두렵지 않게 됐어. 일주일만에.
배가 부르다 라고 생각이 되면 가슴이 울컥해서
눈만 가려도 눈물이 났는데. 이제 조금 괜찮아졌다.
언제쯤 괜찮아질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저 내가 기댈 수 있는 친구에게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해보려고 한다.
내가 가진 죄책감이 나 말고 누군가 가져야할 것이라면 내가 되는 게 낫다고.
몇 년이 지나도 내가 했던 말들 결정들에 의문이 든다고.
말하고 나니 조금 편해지는 기분이 들기도 했고
웃기도 했고.
길고 하얀 터널 같았어.
코너를 돌기 전에 붉게 물든 눈도 크게 껌벅이고
손가락을 꾸욱꾸욱 눌렀어. 뭐든 참고 싶어서.
15분씩 하루에 두번 . 채워보면 하루도 되지 않는 그 시간이 꼭 우리 둘만의 시간이었지.
먹고 싶은 것을 말하고, 하고 싶은 것을 말하고,
자주 잡지 못한 손도 잡아보고 얼굴을 쓸어보고
평생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거기에 있었다는 것을.
묻고 싶은 게 많은 나이가 되었어.
아이처럼 쫑알쫑알 말하면 들어줬으면 싶고.
조금 더 멀어진 기억에 오늘은 콧끝 찡하게 머리가 울리네.
하고 싶은 말. 다 할 수는 없지만
나는 속으로 말하잖아. 가끔 꿈에서라도 말해줘.
내가 알아야할 것들에 대해서.
미처 말해주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
뭐든 잘 견뎌낼 수 있게 힘을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