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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5월

 

 

날이 좋은 5월이다.

버스를 타고 커튼을 사러갔다. 몇번을 고민하고 생각했던 건데,

사고 제자리에 달고 나니, 그동안 고민했던 시간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꼈졌다.

그런 것.

 

버스안에서 작년 여름을 기억해보려고 해도 기억이 거기까지 미치지 않았다.

아주 아주 금방, 마치 쏜 화살처럼 눈 깜짝할 사이.

1년을 360일을 숨을 쉬며 살았는데, 그 기억이 이렇게까지 멀어졌다니,

사람의 기억 참, 몹쓸 놈이네, 했다.

 

아주 슬프던 기억도, 심장이 쿵하고 떨어지던 순간도.

이젠 잠잠해져간다. 신기하지.

설렜던 어느 순간도 이제는 말로 풀어 놓을 때야 조금,

아주 조금 느껴지니까.

오늘의 이런 날씨도 기억 못할 수 있겠다.

지금은 무서울만큼 평범한 날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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