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모두 보기

6.30 매일 밤 비가 지나가는 요즘 새벽 선선한 바람이 불 때면 선잠에 꾼 꿈도 잊어버리기 좋다. 새벽이면 나락이 어딘지 알아볼 참으로 떨어지기만 하던 기분도 잠들고 깨어나면 아무것이 아닌 게 된다. 굳이 나가지 않아도 되지만 일을 만들어 나가보니 온통 푸르네. 이렇게 푸를 일인가. 습기 가득해 늘 싫었던 여름도 다시 보게 되는 푸르름이다. 세상에 땀에 홀딱 젖어 돌아왔지만 내 어디 굳게 닫힌 창 하나 정도는 덜컥 열렸을 오늘 푸른 6월 안녕👋 더보기
5.31 나는 나를 사랑해 볼 참이야. 더보기
4.30 낮잠이 길었다. 꿈을 꾸었는데 어쩐지 깨고나서 슬프고 외로웠다. 더듬어 보아도 꿈의 내용은 생각나지 않는데 내가 지금 어디쯤 와 있나 얼마쯤 살았고 얼마쯤 더 살아야 하나 싶었다. 해는 저물고 등 뒤로 찬바람이 든다. 더보기
3.31 라일락 꽃이 피었다. 길을 걷다가 한번도 들어선 적 없는 골목으로 들어섰다. 멀리서도 라일락 꽃 향기가 진해서였다. 여긴 왜 이렇게 라일락 나무가 많은가 했더니 이름부터가 ‘라일락’이 붙은 아파트였다. 매해 이곳에선 라일락 향 짙었겠지. 집으로 들어와 씻고 잠시 누웠다 일어났는데 그 사이 이곳저곳 손 닿아야 할 일들이 가득이다. 잠깐씩 미뤄둔 것들이 “여기여기 나부터 해야해” 한다. 잠시도 소홀할 틈 없는 삶을 산다. 근데 그게 거창한 게 아니라 사소한 것 먹은 것을 치우고 빨래를 개고 청소를 하는 것 오늘의 내가 내 할 일을 다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소홀할 틈 없이 가득차는 하루가 된다. 이쯤이면 잘 사는 거지 뭐. 쉽고 간단하게 오늘이 나쁘지 않았다면 만족. 오늘 할 일을 미루지 않았다면 박수도 쳐주고.. 더보기
2.29 지는 해를 보고 싶었다. 계단 한칸을 오를 때마다 조금 더 짙어지던 노을 해결해야할 일이 생기고 선택할 일이 생길 때마다 나도 누군가 해결해줬으면 싶고 기대서 넘어가고 싶다. 근데 이젠 그런 것들을 척척 해결하는 어른이라고 생각했던 나이를 내가 이미 살고 있다. 벌써 그런 나이가 되었네. 더이상 미룰 데가 없다. 해결해야 하는 것들도 좋아하는 것들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