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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꼬맹이.



나를 고모라고 부르는 꼬맹이가 왔다갔다.
고모 심심해요. 놀아요.
고모 나랑 가위 바위 보 해요.
하는 이쁜 꼬맹이랑 저녁 밥 먹기 전에 산책을 했다. 
이건 내가 좋아하는 파예요.
이건 민들레 같아요. 벚꽃이예요. 하던 꼬맹이가 갑자기 
고모. 고모는 할아버지 하늘나라 가던 마지막을 기억해요? 하고 물었다.
그러더니 꼬맹이가 이어 말한다.
나는 기억해요.

그때 나는 어땠는지. 이 아이는 왜 그걸 내게 묻는지. 
나는 이 별것도 아닌 것에 와르르 무너질 것 같은지.

고모. 우리 달리기 할까요? 
하고 달려가는 아이가 고마웠다.
나 아니고 떠난 사람의 아내 말고 한 사람의 마지막을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다니.
그대 행복해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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