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기 내 흰 바람벽,

8월

이제 더 비는 내리지 않겠지. 
폭우 말이야.

가끔 이렇게 한꺼번에 비가 많이 내려도 되나 싶은 날에 나는 비를 보고 있었다. 나는 왜 그 폭우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걸까하고. 어떤이에겐 미안하고 못난 생각이지만 나를 쓰러트릴 것같은 빗소리에 나는 좀 위로가 되었다. 그 비가 그치면 나는 뭔가 길을 찾아 걸어야 할 것 같아서 비가 좀 더 길게 와주었으면 했다. 그래 이제 그런 비는 모두 지나갔겠지.

이번 겨울. 혹은 언제고의 겨울이 오면 나는 눈이 내려 어디로도 못움직이는 곳으로 나를 집어넣겠다고. 그리로 내가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우기에 접어든 것 같은 이 도시에서 친구를 보내고 혼자 걷는 골목에서 였다. 그 눈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나도 그때쯤엔 자유로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무언지 내가 이렇게 토해야 시원할 것 같다는 그 처음은 무언지
그때쯤엔 알 수 있을까. 아무것도 찍히지 않은 눈을 밟으며 걸으면 나는 그것들이 무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이제 폭우는 모두 끝난거겠지. 그럼 난 이제 눈을 기다려야겠다. 어디로든 가야겠다. 이 곳을 떠나야겠다.


'여기 내 흰 바람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못생겨지고 있어.  (0) 2011.09.19
좀 바보 같아.  (0) 2011.09.14
사진  (0) 2011.08.15
저장 안 된 기억들  (0) 2011.08.07
버스에서  (0) 2011.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