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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11.30


모두 겨울 문앞에서 떠났다.
나는 이제 나이가 들었고 그래서
아는 이들을 닮은, 이 세상에 없던 아이들도 만나지만
내가 알던 사람들이 떠나기도 한다.
나의 삶은 변함없이 진행되지만
바스락 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또 찬바람을 맞으며 조금 걸었다.
이마저도 서서히 사라지겠지.
애를 쓰면 쓸수록 더 완전히 사라지겠지.
그래도
계절이 다시 돌아올 때 찬바람이 불 때
떨어진 낙엽을 밟을 때 스쳐가겠지.
조금 더 천천히 지워지는 것이 있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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