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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8.31


하나의 밤이 있었어요.
까만 어둠이었고요.
뭔가 조금씩 바스락거리며 잘게 부서지는 밤이었지요.

또 하나의 밤은 작은 창 사이로 찬 바람이 불었고요
창문 끝에 걸렸던 달이 내 손으로 한 뼘 정도 움직이는 밤이었지요
그 때 나는 알았어요.
바스락거리며 부서지던 것이 나였다는 것을요.

영원히 가시지 않을 것 같던 불안감과
그날의 짙은 회색빛이 흐려졌다.
잊고 있고. 멀어졌다.

또 한 계절이 저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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