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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12.31

 

 

 

한 해의 마무리는 크리스마스 카드만들기.
요란한 파티는 없어도. 나만의 연중행사.
1년동안 나랑 잘 놀아줘서 고맙다는 감사의 편지이자
앞으로의 1년도 잘 부탁한다는 일종의 청탁의 편지이기도 하다.

그 덕에 내 삶이 아주 외롭지만은 않다는 걸 안다.

그리고,
내 생각이 났다며 이건 꼭 널 위한 책 같다는 말과 함께 전해진 책은 내가 갖고 싶어 사진까지 찍어뒀던 책이었다.
받고도 한참을 꿈같아 멍했던. 어떻게 이렇게까지 나를 알지?

그 시간을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말하기 어려우면 건너 뛰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 얘기해도
퍼즐처럼 끼워 맞춰 찰떡같이 읽어주는 사람이 있구나.
그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고. 길었다.
내게 자기 곁을 내어준 사람과 내가 내어준 곁을 생각했다.

느려도 차곡차곡 쌓아올리길 잘했다고
이건 무너지지 않게 잘해야지. 이건 놓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도 한다.

별 것 없는 나날이지만 이런 소소한 이야기를 안고 1년을 살고. 또 뭐가 없나 조금의 기대로 1년을 살겠다.

또 한 해를 살아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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