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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 흰 바람벽,

8.31




지나고 보면 늘 푸르게만 기억되는 여름이 또 갔다.
아주 오래 전 그 날의 기억 같은 푸름이다.

아주 더운 여름 날,
꽝꽝 얼려놓은 얼음에 물을 부어 마시고
마루에 누워 배를 흔들면 찰랑 찰랑 물소리가 났다.

“엄마 내 뱃속에 바다가 있나봐”

길가다 앉은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가 조금씩 멀어지고
감기는 눈을 겨우 뜨면 하얀 구름,
아주 오래된 살구 나무 푸른 잎이 흔들리고,

숙제를 해야하는데.
송글 맺힌 땀이 이제 식나보다.
오늘 저녁은 무슨 반찬이 나올까 하는
사이 사이의 기억

매미는 아직 울고 있을까.
그 때 꾸었던 꿈의 배경은 여전히 같은데.
늘 초록이기만 하던 여름은 여전한데.

어제의 기억보다 예전에 기억이 더 선명한 내가 되었다.

8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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